‘SK 킬러’ 최형우, 얼마나 공포스러웠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5.06 17: 32

SK가 가장 두려워하는 타자 중 하나가 최형우(31, 삼성)다. SK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6일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기록을 보면 그 ‘공포’의 실체가 드러난다.
최형우는 6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선발 좌익수 및 4번 타자로 나서 4타수 3안타 1고의사구 2타점 1득점의 맹활약을 선보였다. 만점 활약이었다. 1회 2사 3루에서는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로 팀에 첫 득점을 안겼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중전안타를 추가한 최형우는 4-4로 맞선 7회 1사 1루에서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로 다시 팀에 리드를 안겼다. 8회 2사 2,3루에서는 아예 고의사구로 걸어나갔다. 최형우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최형우는 타율 2할9푼7리, 3홈런, 12타점을 기록 중이었다. 다만 최근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은 편이었다. 최근 5경기 타율이 2할2푼2리(18타수 4안타)에 불과했다. 홈런은 없었고 타점도 2점뿐이었다. 그런 최형우에게 SK는 보약이었다. SK를 상대로 타격감을 잔뜩 끌어올리곤 했던 모습이 또 한 번 드러났다.

최형우는 SK를 상대로 유독 강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2007년 이후 SK와의 104경기에서 타율 3할1푼, 20홈런, 82타점을 쓸어 담았다. 출루율은 3할9푼3리, 장타율은 5할3푼6리로 OPS(출루율+장타율)는 0.929에 달했다. 이 기간 동안 SK의 마운드가 최강으로 군림하는 등 평균 이상의 위용을 자랑했음을 고려하면 가벼이 여길 수 없는 성적이다.
다른 선수들과의 비교에서는 최형우의 공포가 더 도드라진다. 2007년 이후 SK를 상대로 한 홈런 개수는 강민호(롯데)와 함께 공동 1위다. 타점은 김현수(94개)에 이어 2위다. 다만 김현수는 최형우보다 더 많은 122경기에 뛰었다. SK와 100경기 이상 상대한 선수로는 단연 타율 1위다.
홈런 20개도 가치가 컸다. 만루홈런이 하나, 3점 홈런이 3개, 2점 홈런이 7개로 솔로홈런(9개) 비율보다 더 많았다. 말 그대로 천적이었다고 할 만하다. 그리고 이날 최형우는 다시 천적의 면모를 과시했다. 어쨌든 SK로서는 나머지 2경기에서 최형우를 어떻게 봉쇄하느냐가 또 한 번의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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