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없으면 잇몸이다. 그리고 삼성은 그 잇몸이 가장 강한 팀 중 하나다. 김태완(33, 삼성)이 이를 증명했다. 주포 박석민의 공백을 기대 이상으로 메우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삼성은 6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14안타를 터뜨린 타선의 활발한 공격력을 앞세워 8-4로 이겼다. 선두권 추격의 중요한 분수령인 이번 3연전의 기선을 제압하는 순간이었다. 결승타를 포함해 3안타를 친 최형우의 활약도 돋보였지만 가장 순도 높은 활약을 펼친 선수는 역시 김태완이었다. 4타수 2안타, 그리고 그 2안타가 모두 결정적인 안타였다.
사실 삼성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고민이 있었다. 팀 부동의 3루수였던 박석민이 다래끼 증상으로 경기에서 빠졌다. 최근 통증과 불편함을 참고 경기에 나섰지만 이날은 휴식을 취한 것이다. 대타가 김태완이었다. 김태완은 올 시즌 7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류중일 삼성 감독은 믿음이 있었다. 주로 박석민의 타순이었던 5번 자리에 그대로 김태완을 투입시킨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리고 김태완은 믿음에 100% 부응했다.

첫 타석이었던 1회부터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1-0으로 앞선 2사 2루에서 상대 선발 조조 레이예스를 상대로 중전 적시타를 뽑았다. 삼성이 기선을 확실하게 제압할 수 있는 안타였다. 5-4로 앞선 8회에는 박석민 못지않은 해결사 몫을 톡톡히 했다. 2사 2,3루에서 SK는 이날 타격감이 좋았던 최형우를 고의사구로 거르고 김태완과 승부를 벌였다. 아무래도 승산이 높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김태완은 이런 SK 벤치의 선택을 비웃었다.
전유수와 풀카운트 승부를 벌인 김태완은 깨끗한 중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2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고 1루 주자 최형우도 상대 중견수 김강민의 송구가 뒤로 빠지는 사이 홈을 밟아 점수차는 순식간에 8-4까지 벌어졌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한 방이었다. 1점차였다면 불안할 수도 있었겠지만 김태완의 해결 능력 덕에 삼성은 경기 후반을 편하게 운영할 수 있었다.
수비에서도 4-4로 맞선 6회 무사 2,3루에서 박정권 타석 때 런다운 플레이를 재빨리 성공시키며 더블 아웃을 만들어내는 등 안정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의 값어치도 환하게 빛난 경기였다. 오랜 기다림 끝에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은 김태완으로부터 통합 3연패에 빛나는 삼성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skullboy@osen.co.kr
문학=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