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열(24, 포항)의 왼발 한 방이 전주성을 함락시켰다.
포항은 6일 오후 4시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에서 후반 28분 터진 고무열의 역전골에 힘입어 홈팀 전북을 2-1로 물리쳤다. 이로써 포항은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ACL 8강에 진출하게 됐다. 아울러 포항은 최근 전북과의 11경기서 8승 1무 2패로 압도적인 전적을 이어갔다.
K리그 우승후보들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지난 시즌 K리그와 FA컵을 제패하며 ‘더블’을 달성한 포항은 올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까지 ‘트레블’을 노리고 있다. 이에 맞선 전북은 승점 20점으로 선두 포항(승점 22점)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맞선 전북은 포항을 상대로 한 최근 10경기서 2승 1무 7패로 절대 열세였다. 전북은 지난해 FA컵 결승전에서도 포항과 만나 승부차기 끝에 패한 빚을 갚아야 하는 처지였다.
포항은 컨디션 난조를 보인 김승대가 선수명단에서 제외됐다. 대신 성남전에 결장했던 고무열이 주전으로 나섰다. 주도권은 전북이 잡았다. 전반 14분 왼쪽 측면에서 이동국이 올려준 크로스를 이승렬이 슈팅으로 연결했다. 골키퍼 신화용은 육탄방어로 실점위기를 넘겼다.
K리그 정상급 팀들의 충돌답게 중원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이어졌다. 좀처럼 최전방에서 기회가 나지 않았다. 포항도 이명주와 고무열을 중심으로 반격에 나섰다. 두 선수의 결정적인 슈팅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방향이 너무 정직했다. 양 팀은 전반전 0-0으로 비겼다.
후반 9분 드디어 전북이 첫 골을 터트렸다. 레오나르도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공을 쇄도하던 이재성이 그대로 헤딩슛을 했다. 골포스트를 맞은 공은 골대 안쪽으로 흘러들었다.

포항도 만만치 않았다. 후반 13분 역습에 나선 포항은 손준호가 사각지대서 수비수 두 명을 제치는 화려한 개인기에 이어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려 만회골을 뽑았다. 이어 포항은 후반 28분 좌측면을 파고든 고무열이 강력한 왼발슈팅으로 역전골까지 뽑았다.
ACL에서 원정팀 다득점 원칙이 적용된다. 벼랑 끝에 몰린 전북은 반드시 무승부라도 해야 2차전 반전을 기대할 수 있는 처지였다. 최강희 감독은 후반전 대거 선수교체를 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고대하던 만회골은 터지지 않았다. 1만 9327명이 모인 전주팬들도 적잖은 실망감을 보였다. 양 팀은 오는 13일 포항으로 장소를 바꿔 2차전을 치른다.
▲ 전주월드컵경기장
전북 현대 1 (0-0, 1-2) 2 포항 스틸러스
△득점 = 후 9 이재성(이상 전북), 후 13 손준호, 후 28 고무열(이상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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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