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울린 윌슨의 한 마디, "너와 함께한 건 내 인생 최고"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5.06 20: 48

"김연아의 안무가로서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내 인생 최고였다."
아이스쇼 3일 내내 환한 미소로 자신의 마지막을 마무리한 김연아(24)가 기어코 눈물을 터뜨렸다. 그의 안무가이자 좋은 친구인 데이빗 윌슨(48)이 그에게 전한 한 마디 때문이었다. "너의 안무가로서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내 인생 최고의 경험이야."
김연아는 6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스마트에어컨 올댓스케이트 2014' 마지막날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지난 2월 끝난 2014 소치동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선수생활을 은퇴한 김연아는 국내에서 열린 이번 아이스쇼에서 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2006년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이후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대회, 4대륙선수권대회, 그랑프리 파이널)은 물론 모든 대회에서 3위 안에 입상하며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피겨여왕’으로 자리매김한 김연아는 1만 여명의 박수갈채 속에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쏟아지는 관중들의 박수 갈채 속에 언니를 보내는 김해진(17, 과천고)과 박소연(17, 신목고)은 눈물을 보였지만, 김연아는 환한 미소를 유지한 채 무대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공식 기자회견에서 참고 참았던 김연아의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담담하게 소감을 전한 후 마이크가 안무가인 윌슨에게 넘어갔을 때였다. 윌슨은 "김연아의 안무가로서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내 인생 최고의 경험이었다"고 말문을 연후 "그의 은퇴 무대를 바라보는 심정은 씁쓸하기도 하고 달콤하기도 했다. 사람이 겪는 인생의 한 부분 중 큰 고비를 지금 김연아가 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연아를 위한 기대와 슬픔의 감정이 교차한다"고 털어놨다.
자신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은 윌슨의 말에 김연아는 눈물을 쏟아냈다. 윌슨은 곁에서 눈물을 흘리는 김연아를 다독이며 "김연아가 매우 자랑스럽다. 뿐만 아니라 아이스쇼 함께 해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함께해서 행복하다. 김연아가 안정적으로 편안하고 아름답게, 또 우아하게 쇼를 해내는 것을 보며 뿌듯했다"고 말을 이었다.
김연아와 함께 한 시간에 대해 "인생에 있어 의미깊은 시간이었다. 내가 22년간 피겨스케이팅에서 안무가를 하면서 가장 특별하다고 생각한 두 번의 관계가 있었는데 첫 번째는 나의 좋은 친구 세바스찬, 두 번째가 김연아다. 칭찬과 격려, 잘했다고 포옹해주고 싶다"고 이야기한 윌슨은 "김연아가 토론토를 떠났을 때 그가 너무 그리워서 아이처럼 운 적도 있다"고 덧붙이며 미소를 지었다.
윌슨은 "어머니가 들려준 이야기가 있다. 어머니는 나를 키운 이유에 대해 자신의 곁에 두기보다 세상에 내보내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했는데, 바로 그 마음이 내가 김연아를 대하는 심정이다. 김연아가 앞으로 어떻게 전진해나갈지 그 행보가 무엇보다 기대된다. 지난 시간 동안 김연아와 유지해온 관계가 무엇보다 좋았다"고 선수생활을 마무리하는 김연아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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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공원=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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