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아이러니, 타율·출루율 1위에 '득점 32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5.07 06: 10

타율과 출루율 그리고 OPS까지 리그 1위다. 그런데 득점은 32위에 머물러 있다. 출루를 해도 홈으로 들어오지 못한다.
추신수는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까지 아메리칸리그 타율(.360) 출루율(.491) OPS(1.034) 3개 부문에서 1위에 랭크돼 있다. 정확한 타격과 놀라운 선구안이 비결이다. 안타 32개, 볼넷 21개, 몸에 맞는 볼 4개로 방법과 수단을 가리지 않으며 출루하고 또 출루했다.
그러나 득점은 고작 15점으로 32위. 57번이나 출루했는데 15번 홈을 밟았으니 출루시 득점 성공률이 26.3%에 불과하다. 내셔널리그 타율(.408) 출루율(.512) 1위의 트로이 툴로위츠키(콜로라도)는 66번 출루해서 31번 홈으로 들어왔다. 득점도 1위. 출루시 득점 성공률이 47.0%로 추신수보다 20% 이상 높다.

1번타자라고는 믿기지 않는 독보적인 타율과 출루율로 최고 성적을 내고 있는 추신수이지만 득점은 1번타자 중에서도 공동 11위로 처져있다. 타율(.237) 출루율(.367) 모두 평균 이하인 브라이언 도지어(미네소타)가 30득점으로 1번타자 중 최다 득점을 올리고 있다. 추신수보다 두 배가 많은 득점이다.
추신수가 출루를 해도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텍사스 타선의 문제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텍사스는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 타율 4위(.265) 출루율 6위(.338)로 정상급이다. 그러나 홈런이 18개로 공동 28위이고, 장타율(.380)도 18위에 머물러있다. 중심타선의 파워가 눈에 띄게 떨어진다.
지난 겨울 추신수와 함께 대형 영입으로 기대를 모은은 중심타자 프린스 필더가 타율 2할3푼1리 2홈런 11타점 OPS .694로 극도의 부진에 빠진 게 결정타. 부상으로 들락날락한 애드리안 벨트레도 타율 2할6푼9리 무홈런 6타점 OPS .690으로 하락세. 3~4번 중심타선을 치는 두 타자의 부진이 치명적이다.
2번타자의 부진도 아쉽다. 추신수와 강력한 테이블세터를 이룰 것으로 기대를 모은 엘비스 앤드루스가 타율 2할2푼1리 1홈런 8타점 OPS .582로 최악의 출발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앤드루스 대신 2번에 배치된 조쉬 윌슨도 타율 2할3푼4리 OPS .550으로 미미하다. 텍사스의 2번 타순의 타율(.208) 출루율(.226) 모두 28위로 하위권이다. OPS(.535)는 29위로 밑바닥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추신수는 출루를 해도 후속타 불발로 포스 아웃되거나 잔루로 남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더욱 아쉽다. 지난해 신시내티 레즈에서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많은 107득점으로 내셔널리그 2위에 올랐다. 2번 타순이 아쉬웠지만 3번 조이 보토, 4번 브랜든 필립스, 5번 제이 브루스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결정타로 바쁘게 홈에 들어왔다. 그러나 올해는 집 나가 돌아오지 않는 가출소년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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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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