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패 악몽' 한화, 마무리없는 야구 언제까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5.07 06: 12

한화의 역전패 악몽이 5월에도 이어졌다. 여전히 고정된 마무리투수 없이 위태위태한 경기 후반을 보낸다. 언제까지 마무리가 배제된 변칙 야구를 해야 할까.
한화는 지난 6일 잠실 LG전에서 9회 이병규(7)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4-5 역전패를 당했다. 8회초까지 4-1로 리드하며 승리를 가져가는가 싶었지만 8회말 3실점으로 동점을 내준 뒤 9회말 끝내기타를 맞고 무너졌다. 시즌 10번째 역전패로 그 중 5패가 8회 이후 뒤집힌 치명적인 패배였다.
결국 고정된 마무리 없는 야구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경기였다. 한화는 선발 앤드류 앨버스가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뒤 7회 필승맨 윤규진을 투입했다. 그러나 8~9회를 막아줄 투수가 마땅치 않았다. 윤규진은 8회 안타 4개와 1루수 김태균의 본헤드 수비가 겹치며 첫 블론세이브를 범하고 말았다.

윤규진이 동점을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뒤에는 좌완 윤근영이 올라왔다. 구원에서 선발로 내정됐지만 팀 상황이 여의치 않자 다시 구원으로 부름받았다. 윤근영은 8회 역전을 막았지만, 9회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전의 멍에를 썼다. 매경기 마지막을 책임지는 투수가 불확실해 불펜 운용도 불안불안하다.
불펜 필승조가 없다는 점, 특히 고정된 마무리가 없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시즌 초반 더블 스토퍼로 기대모은 송창식과 김혁민이 차례로 무너지며 마무리에서 물러난 뒤 매경기 그때 그때 잘 던지는 투수들로 떼우고 있다. 집단 마무리 체제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역할이 부여되지 않아 등판 시점도 제각각이다.
가장 믿을 만한 윤규진과 윤근영은 이기는 경기에 집중 투입됐다. 특히 윤규진은 지난달 16일 광주 KIA전 5⅓이닝 구원승, 1일 대전 롯데전 4이닝 세이브로 1990년대 마무리처럼 중간을 아우르는 '중무리' 역할을 했다. 그러나 장기 레이스에서 매경기 이런 식으로 기용하는 건 한계가 있다. 변칙일 뿐이다.
물론 불펜에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원초적인 문제다. 김응룡 감독은 "투수들이 다들 불안하다. 마음 편한 투수가 없다"고 말했다. "우리는 마무리가 없다. 8~9회가 되면 누구를 올려할지 모르겠다"는 것이 김 감독의 솔직한 하소연이다. 7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 5번이나 역전패했다는 건 운영의 미스만을 탓할 수 없다.
하지만 아직 시즌은 5개월이나 더 남아있다. 없는 자원에서라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감독과 벤치의 역할이다. 믿기지 않겠지만 한화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4위(5.12)로 리그 평균이다. 고정된 마무리부터 확실한 역할 부여에 따른 원칙있는 불펜 운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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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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