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 오승환(32, 한신)은 한국 최고 마무리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10경기 연속 무실점, 9경기 연속 무피안타 행진 중인 오승환은 1승 8세이브, 평균자책점 1.93으로 일본에서도 빛나는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국내 무대에서 독보적인 마무리로 군림했던 오승환이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일본 프로야구로 떠나며, 최고 소방수 경쟁에는 불이 붙었다. 하지만 뒤늦게 경쟁에 뛰어든 임창용(삼성)을 제외하면 아직까지는 그 누구도 오승환에 필적할 압도적인 피칭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세이브 성공 숫자로 보면 손승락(넥센)이 현재까지 가장 앞서 있으나, 내용이 좋은 편은 아니다. 손승락은 2패 11세이브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하고 있지만, 평균자책점 3.77, WHIP 1.40으로 과거에 비해 안정감이 떨어진다. 블론세이브도 벌써 3차례나 된다.

손승락과 함께 최고 소방수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였던 봉중근(LG)은 1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1.42로 분전하고 있지만, 팀의 부진으로 인해 추진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8위 한화와 9위 LG는 팀 전체 승수가 9승으로, 손승락의 세이브 숫자보다 적다.
8세이브로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는 박희수(SK)는 내용면에서는 손승락보다 좋다. 1패가 있지만 평균자책점이 1.69로 좋은데, 시즌 12번의 등판에서 실점을 허용한 것은 단 1번에 불과하다. 세이브 6개로 4위인 하이로 어센시오(KIA)도 블론세이브 없이 평균자책점 0.87, WHIP 1.06으로 순항하고 있다.
1승 1패 5세이브인 이용찬(두산)은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 기회가 적다. 평균자책점 0.87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세이브 기회가 오지 않아 최근 3경기 연속 세이브 상황이 아닌 시점에 등판했다. 김진성(NC)은 1승 2패 7세이브로 세이브 부문 3위지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가 많았다. 평균자책점은 4.35로 만족스럽지 못하다.
롯데와 한화는 아직 확실한 마무리를 보유하지 못했다. 두 팀은 1세이브 이상을 따낸 선수가 각각 4명이나 된다. 한화가 1세이브만 4명인 반면 롯데는 김성배와 김승회가 3세이브씩을 수확했지만, 무게감에서 특급 마무리라 하기에는 아쉽다.
앞으로 가장 주목해야 할 선수는 오승환의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임창용이다. 임창용은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지만, 합류한 이후 8경기에서 2승 5세이브로 후배들을 추격하고 있다. 국내 복귀 후 8⅓이닝 동안 자책점이 없고, WHIP 0.48, 피안타율 .115로 리그에서 가장 압도적인 불펜투수라는 말이 아깝지 않다.
경기 수가 많이 누적된 뒤에도 이런 성적을 유지한다면 임창용은 세이브 수와 무관하게 이번 시즌 최고의 마무리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일본 진출 이전에 이미 선발과 마무리에서 모두 최고의 위치에 오른 경험이 있던 임창용이기에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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