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까지…삼성, ‘다이아몬드불펜’ 구축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5.07 06: 20

삼성하면 불펜이고 불펜하면 삼성이다. 올해도 이 공식은 유효하다. 여기에 차우찬(27)까지 살아나는 분위기다. 철벽을 넘어 다이아몬드 불펜을 구축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서히 성적을 끌어올리고 있는 삼성의 견인차 중 하나는 역시 명불허전 불펜이다. 사실 삼성 불펜은 올 시즌 전 오승환(한신)의 이탈로 걱정이 컸다. 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임창용이 유턴을 결정하면서 공백을 메웠다. 임창용의 본격적인 가세 이후에는 다시 무결점 행진이다. 삼성의 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은 2.94로 압도적인 리그 1위다. 리그 평균(4.89)보다 2점 가까이 낮고 2위 NC(4.31)보다도 훨씬 좋다.
이런 상황에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대목이 있다. 바로 차우찬의 상승세다. 차우찬은 올 시즌 14경기에서 1승3홀드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 중이다. 나쁘다고는 할 수 없는 성적이다. 그러나 4월 성적이 기대에 밑돌았다. 10경기에서 10이닝을 던지며 3할1푼8리의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도 5.40으로 썩 좋지 않았다. 그러나 5월 2경기에서는 달라졌다. 3⅓이닝 동안 딱 하나의 안타만을 허용했다. 실점은 없었다. 

선발과 불펜에서 모두 뛸 수 있다는 활용성이 오히려 보직 결정의 독이 된 감은 있다. 하지만 불펜에 전념한 이후 서서히 구위가 상승세다. 6일 문학 SK전에서는 4-4로 맞선 절대 위기 상황에서 선발 윤성환을 구원해 2⅔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팀의 8-4 승리를 이끌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0㎞대 후반까지 찍혔다. 힘으로 SK 타자들을 압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류중일 삼성 감독도 경기 후 최고 수훈 선수로 차우찬을 뽑으면서 “구위가 많이 올라온 모습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차우찬의 전략적 가치는 더할 나위 없이 크다. 차우찬은 선발로도 적잖은 경험을 갖춘 선수다. 2이닝 이상 소화가 가능하다. 선발 투수들이 6이닝 이상을 소화한다면 이론적으로는 심창민 안지만 임창용으로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다. 그러나 항상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여기서 차우찬은 가교 임무를 맡는 중책이다. 필승조가 여건상 동원될 수 없을 때도 마찬가지다. 왼손이라는 희소가치도 있다.
올 시즌 삼성 불펜에서 긍정적인 대목은 불펜의 상향평준화다. 심창민 안지만 임창용으로 이어지는 기존 필승조 외에 다른 선수들의 활약상도 준수하다. 김희걸은 1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7, 박근홍은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 중이다. 누가 나와도 제 몫을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여기서 차우찬이 기대했던 ‘만능키’ 임무를 한다면 삼성의 불펜은 철옹성이라는 단어로 설명하기 어려울 수 있다. 차우찬의 향후 행보를 주목해야 할 이유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