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3년 동안 (양)준혁이형 기록을 깨는 게 목표다.”
LG 프랜차이즈 스타 이병규(9번, 40)가 통산 최다안타라는 거대한 목표를 제시했다. 이병규는 6일 잠실 한화전서 안타 2개를 치며 통산 2000안타 고지를 점령했다. 그러면서 양준혁의 한국프로야구 최다안타 2318개에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겨울 3년 FA 계약을 체결한 이병규는 2016시즌까지 LG 유니폼을 입는다. 지난 3년 즉, 2011시즌부터 2013시즌까지 이병규는 안타 420개를 쳤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한국야구에 새 역사를 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거꾸로 시간을 돌리고 있는 이병규지만, 여러 가지 고비를 맞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잦아진 햄스트링 부상을 이겨내야 한다. 내야안타 비중도 줄어들고 있어 보다 정확한 타격으로 안타를 쌓아야한다. 부상을 방지하고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되는 말도 많아질 것이다.
하지만 이병규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충분히 가능한 도전이다. 이병규는 누구보다 자기 자신에게 냉정하다. 자신이 만족할 만큼 배팅 스피드가 올라올 때까지 타격 연습을 한다. 경기 전 타격연습서 스피드가 나오지 않으면, 곧바로 실내 연습장을 향한다. 3번 타자든 7번 타자든, 심지어 선발라인업에 오르지 않는 날에도 이는 반복된다. 비시즌 한 겨울에도 잠실구장 실내연습장에는 이병규의 배팅 소리가 울려 퍼진다.
많은 이들이 이병규를 두고 ‘타고났다’고 하지만 원천은 강한 자존심과 엄청난 연습량에 있다. 이병규는 매년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후배들에게 질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비행기를 탄다. 못하면 경기에 뛸 수 없는 게 프로다. 경기에 뛰기 위해선 당연히 잘 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진다. 올 시즌을 앞두고 LG로 이적한 임재철은 “솔직히 밖에서 봤을 때는 이렇게 노력파인 줄 몰랐다. 그런데 LG에 오고 나니까 정말 대단한 선배라는 것을 느꼈다”고 혀를 내둘렀다.
두려움 없이 변화에 임하는 것도 강점이다. 이병규는 최고령 타격왕에 오른 지난해부터 변화를 줬다. 중심을 뒤로 놓고 테이크백을 최소화했다. 최근 이병규의 스윙을 보면 예전보다 한 결 간결해진 것을 느낄 수 있다. 매 시즌 100안타 이상을 기록하면서도, 더 나아지기 위해 모험을 건다. 이병규는 “뒤에 중심이 있으니 확실히 나쁜 볼에 배트도 덜 나간다”고 변화에 만족했다. 자연히 볼넷당 삼진 비율도 2012시즌 2.64에서 2013시즌 1.82로 떨어졌다.
이병규의 롤 모델은 이치로다. 이치로는 2001년부터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서 안타 2761개, 일본에선 1992년부터 2000년까지 안타 1278개, 미일 통산 4039개를 기록 중이다. 이병규는 “프로에 들어오고 나서 이치로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4000개가 넘는 안타를 기록 중인데 정말 대단하다. 무엇보다 그의 꾸준함을 따라가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주니치 시절 이병규는 안타 253개를 기록했다. 현재 한일 통산 2253개, 2500개 돌파도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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