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리그, 브라질에 보낼 선수가 없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5.07 09: 28

K리그에서 정상급 실력을 발휘해도 태극마크를 달 기량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일까.
K리그 클래식 선두 포항과 2위 전북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이란 타이틀을 걸고 한판 붙었다. K리그 최고의 팀들이 아시아 정복을 향한 길목에서 맞붙은 의미심장한 경기였다. 자국리그 최고의 팀들이 붙었다면 으레 국가대표 멤버들이 수두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날 양 팀 멤버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국가대표로 확실하게 뽑힐 수 있을만한 선수가 아무도 없었다. K리그서 9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린 ‘포항의 심장’ 이명주(24, 포항) 정도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될 뿐이다. 포항의 수비수 신광훈(27)이나 전북의 수비수 김기희(26)도 말은 나오지만 선발이 확실하지 않다.

이명주는 국가대표에 대해 “홍명보 감독님이 결정하시는 문제다. 감독님 스타일에 맞는 선수가 뽑히는 것이 맞다고 본다. 최선을 다했으니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K리그 전체로 눈을 돌려도 결과는 비슷하다. 정성룡, 김승규 등 골키퍼 포지션을 제외하면 확실하게 뽑힐만한 선수는 김신욱 등 몇 명에 불과하다.
국가대표팀 감독이 꼭 자국리그 선수를 우대할 필요는 없다. 대표팀 감독은 월드컵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기 위해 최고의 선수를 선발하는 것이다. 다만 K리그가 국가대표 선수들을 많이 배출하지 못할 정도로 경쟁력을 잃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자칫 다른 K리그 선수들이 ‘K리그에서 열심히 해도 태극마크를 달기 힘들다. 태극마크를 달려면 해외무대로 가야한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해외파 선수들의 ‘조기귀국’은 이와 궤를 같이 한다. 박주영, 박주호, 기성용, 박종우 등 최종멤버 23인 선발이 유력한 선수들은 가벼운 부상치료를 위해 조기귀국을 선택했다.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소속팀의 양해를 얻어 시즌이 채 끝나기전 빨리 컨디션 회복에 들어간 것이다. 대한축구협회에서도 이들을 특별히 관리해주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을 위해서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K리그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낄 우려가 있어 문제다. 한 K리그 감독은 “지금쯤이면 K리그도 월드컵 분위기에서 특수를 누려야 한다. 하지만 K리그 구장 관중몰이가 시원치 않다. 월드컵에 나가는 국가대표 선수들을 K리그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자국리그가 경쟁력을 갖춰야 결국 국가대표팀도 발전할 수 있다. K리그의 위기는 곧 국가대표팀의 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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