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최강 불펜은 삼성인가.
2014년 프로야구의 가장 큰 특징은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외국인 타자 효과로 타고투저 흐름이 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투수들에게 큰 시련이 찾아왔다. 특히 경기 후반을 막는 구원투수들의 부담이 만만치 않아졌다. 1~2점차 승부에서 한 방으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아진 탓이다. 리그 판도도 불펜 싸움에 의해 좌우되는 분위기다.
리그 전반적으로 불펜 대란이 벌어지고 있지만 삼성은 변함없이 최강 불펜의 위용을 지키고 있다. 올해 리그 불펜 평균자책점은 4.91로 5점대에 육박하지만 삼성만이 9개팀 중 유일하게 2점대(2.94)를 사수하고 있다. 삼성을 제외하면 불펜 평균자책점 3점대 팀도 없다. 7회까지 리드한 12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는 등 압도적인 불펜의 힘을 자랑하고 있다.

8⅓이닝 무자책 행진을 펼치며 2승5세이브를 올리고 있는 마무리 임창용 필두로 박근홍(2.70) 김희걸(3.07) 안지만(3.75) 차우찬(3.78) 심창민(4.50)이 든든히 불펜을 지키고 있다. 오승환이 일본으로 떠나고, 권오준·신용운은 부상으로 빠져있다. 권혁·안지만·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지만, 박근홍·김희걸이 기대이상으로 호투하며 새로운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매년 새로운 자원이 꾸준히 나오는 삼성인데 올해는 우리나이 30대의 불펜투수들을 새로운 전력으로 발굴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좌완 박근홍은 10이닝 12탈삼진으로 구위가 확실히 좋아졌고, 김희걸도 14⅔이닝 3볼넷으로 제구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기존의 주축 투수들이 컨디션을 찾고, 부상병들이 하나둘씩 돌아온다면 양적 질적으로 완벽한 불펜이 완성될 전망이다.
1~2위로 양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넥센과 NC의 불펜도 안정적이다. 삼성에 이어 불펜 평균자책점 2~3위가 바로 NC(4.31)·넥센(4.33)이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5점대 미만인 팀은 삼성과 함께 NC·넥센 뿐이다. 상위권 팀들의 공통된 키워드가 바로 안정된 불펜진이다.
NC는 지난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21블론세이브로 고생했지만 올해는 다르다. 블론세이브 숫자는 5개로 여전히 많지만 지키는 힘이 생겼다. 김진성이 평균자책점은 4.35에도 1승7세이브를 올리며 마무리 자리 잡았고, 손정욱(1.46) 홍성용(2.16) 원종현(2.89) 손민한(3.07)이 지키는 야구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7회 리드시 패배가 9경기로 가장 많았지만 올해는 7회 리드시 13승1패로 안정적이다.
넥센도 확실한 마무리를 필두로 필승조를 구축했다. 세이브와 홀드 1위 모두 넥센 투수들이다. 손승락이 11세이브를 올리고 있고, 한현희가 10홀드를 수확했다. 특히 한현희는 16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1.96에 불과하다. 여기에 조상우(2.33) 마정길(3.57)이 이기는 경기에 확실하게 투입되고 있다. 최근 선발에서 빠진 좌완 강윤구도 불펜의 새로운 힘으로 떠올랐다. 7회 리드시 15승1패로 가장 많은 승리를 올렸다.
삼성·NC·넥센을 제외한 나머지 6개팀들은 모두 5점대 이상 불펜 평균자책점으로 불펜 고민을 안고 있다. 한화(5.12) 롯데(5.13) LG(5.25) KIA(5.51) SK(5.58) 두산(5.76) 모두 경기 중후반이 되면 불안불안하다. 한화와 롯데는 마무리가 연이어 바뀌었고, 나머지 팀들은 마무리가 있지만 그 앞에서 던질 중간 투수층이 약하다. 유일한 2점대 불펜 평균자책점인 삼성의 위엄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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