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현, 이병규 빈볼 만류한 사연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5.07 17: 56

LG 조계현 수석코치가 2000안타를 달성한 이병규(9번)의 프로 첫 안타 순간을 돌아봤다.
조계현 수석코치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와 시즌 5차전을 앞두고 “이병규는 정말 대단하다. 2000안타라는 게 우리 때는 바라볼 수도 없었던 대기록이었다”며 “내가 병규의 시작점을 찍어줬던 게 생각난다”고 입을 열었다.
1997년 LG에 입단한 이병규는 개막전에서 당시 해태 선발투수였던 조 수석코치를 상대로 안타 3개를 쳤다. 프로 첫 경기부터 화제의 중심이 된 이병규는 “조계현 선배님이 다음에는 좀 더 신경 써서 던져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조 수석코치는 이를 두고 “다음날 이병규 인터뷰 내용을 알고 해태 선수단 전체가 난리가 났었다. 당시 내게 후배 투수들이 어디를 맞추면 되냐고 물어왔다. 그 때 임창용과 이대진의 공이 정말 대단했는데 맞았으면 3, 4주는 쉬어야 했을 거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조 수석코치는 “인터뷰 내용을 보니 오히려 ‘쟤 야구 정말 잘할 놈이구나. 기질이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면서 “개막전 다음날 잠실구장에 나가니 LG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기립하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후배들에게 ‘맞추지 말고 삼진 잡아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결국 당해 이병규는 안타 151개를 치며 타율 3할5리 7홈런 23도루 69타점 82득점을 올리며 신인왕을 수상했다. 조 수석코치 또한 1997시즌 8승 9패 평균자책점 3.71로 해태 마운드를 이끌었다. 이전 시즌 16승 평균자책점 2.07보다는 못한 기록이었으나 여전히 해태 마운드의 한 축으로 자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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