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최고의 마무리를 가진 삼성과 SK의 싸움이 마무리에서 갈렸다. 임창용(39, 삼성)은 1이닝을 안정감있게 막은 반면 박희수(31, SK)는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삼성과 SK는 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시즌 5차전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이 5-4로 대역전승했다. 8회까지는 SK의 압도적인 페이스였다. 선발 윤희상이 6이닝 무실점으로 버티며 승리의 든든한 디딤돌을 놨다. 타선도 고비 때마다 득점을 뽑아내며 8회까지 4-0으로 앞서 나갔다. 삼성에게 주어진 이닝은 1이닝이었다. SK에 박희수가 버티고 있음을 고려하면 쉽지 않아 보이는 점수였다.
그러나 삼성은 그런 전망을 비웃었다. 선두 나바로의 3루수 방면 내야안타가 시발점이었다. 최정의 송구가 아쉬웠다. 이어 박한이의 볼넷으로 1,2루 상황이 되자 SK는 박정배를 내리고 박희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1사 후 최형우의 볼넷으로 1사 만루. 갑자기 불거진 빗줄기 속에서 박희수의 제구가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운드가 물에 젖어 제대로 된 중심이동이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박희수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너무 뼈아픈 난조였다. 김태완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며 1점을 허용하더니 이승엽에게 우중간 2루타로 2점을, 그리고 정형식 이흥련에게도 연속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삼성은 바뀐 투수 윤길현을 상대로 백상원의 좌익수 희생플라이 때 1점을 더 뽑았다. 그리고 삼성은 가장 자신 있는 9회를 맞이했다. 바턴은 임창용이 받았다. 상대 마무리의 부진 속에 부담이 될 법도 했지만 임창용은 침착했다. 한동민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고비를 넘긴 임창용은 홍명찬 김강민도 차례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임창용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시즌 초반 쾌조의 모습을 보이던 박희수는 2경기 연속 세이브 상황에서 블론세이브를 저질러 찜찜한 뒷맛을 남겼다. 한편으로는 삼성 불펜의 강력함, 그리고 SK 불펜의 허약함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한 판이었다. Sk로서는 박희수가 무너졌다는 점에서도 타격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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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