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개과천선’ 김명민, 대체불가 ‘본좌’의 클래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5.08 06: 58

‘본좌’의 클래스는 대체가 불가능했다. ‘개과천선’의 주인공 김석주 없이 차영우 로펌이 제대로 돌아갈 수 없듯 김명민 없는 ‘개과천선’은 이제 상상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단 3회 만이다. 
지난 7일 오후 10시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개과천선'(극본 최희라 연출 박재범, 오현종) 3회에서는 사고로 인해 기억을 잃은 변호사 김석주(김명민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기억을 잃은 김석주는 완벽주의적인 기질에 차갑기만 했던 과거 냉혈한과 달랐다. 행동 하나하나에 각을 세웠던 그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후 시답잖은 농담을 하고, 다른 병실 사람들의 법률 상담을 도맡아 해주는 ‘오지랖’ 천재로 변모했다.

이날 이지윤(박민영 분)은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가 자신의 연락처를 갖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그는 곧 병원에서 보낸 사진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사진의 주인공이 자신의 상사인 김석주였던 것.
마침 차영우 로펌의 대표 차영우를 비롯해 동료 변호사들은 중요한 임무를 맡다 갑자기 사라진 김석주로 인해 당황하고 있던 차였다. 이지윤으로부터 소식을 전해들은 차영우는 부리나케 김석주가 입원한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에서 확인한 김석주는 기억을 잃었지만 변호사로서의 지식과 지적 능력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 다만 조금 더 인간적인 인간이 돼 주변 사람들을 당황하게 할 뿐이었다. 그는 같은 병실 환자들의 보험 관련 법률문제를 말끔히 해결해 줬을 뿐 아니라 차영우 대표가 자신을 찾아온 것을 보고 “내가 사고라도 치고 잠적했나. 차영우 펌이면 우리나라 최고의 펌인데 일개 변호사가 이렇게 사고를 당했다고 대표님이 이렇게 찾아주시다니”라고 겸손함을 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자신의 이름을 ‘무명남’이라고 부르겠다며 웃기지 않은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또 자신을 보좌하는 인턴 이지윤이 신경이 쓰이는 듯 “나를 왜 싫어하느냐. 혹시 나랑 사귀다 버림이라도 받았느냐”라고 물어 상대방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같은 사람임에도 어딘지 모르게 달라진 김석주의 모습은 김명민을 통해 완벽히 표현됐다. 기억상실증에 걸리기 전과 후의 김명민은 분명 같은 사람을 연기했지만, 시선처리와 목소리의 톤, 몸의 움직임 등 연기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이 미묘하게 달라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이런 김석주 캐릭터의 변화는 기억상실증으로 인해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껍질 한 꺼풀을 벗겨낸 인간을 섬세하고도 적절하게 표현해 냈다. 과연 ‘연기 본좌’라는 별명을 가진 명배우다웠다.
현재 시청자들은 돌아온 '본좌'의 귀환을 두 발 벗고 환영하고 있다. 벌써부터 김명민이 있어 드라마의 몰입감이 남다르다는 칭찬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 확실히 김명민의 기억상실증 연기는 다소 무거웠던 드라마에 코미디적 재미를 더해주며 극에 활력이 됐다. MBC 수목극이 김명민의 활약으로 오랜만에 찾아온 인기를 만끽할 수 있을지 기대감을 모은다.  
eujenej@osen.co.kr
'개과천선'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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