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결혼 했어요’에서 ‘마녀사냥’까지, 요즘 연애 프로그램은 하나 가면 하나 올 정도로 흔하다. 그만큼 남의 연애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 ‘두근두근 로맨스 30일’은 새내기 커플의 현실적인 모습과 남녀 시각차이를 분석하는 내용을 더해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방송된 KBS 2TV 파일럿 프로그램 ‘두근두근 로맨스 30일’에는 정다은 아나운서와 김주경 축구코치, 1억 연봉 플로리스트 최민지와 한의사 송영섭, 배우 박준규 아들 박종찬과 연기 전공 여대생 김지안 세 커플의 풋풋한 로맨스가 보는 이목을 즐겁게 했다.
사람이 다양한 만큼 연애 역시 여러 가지다. 세 커플은 모두 다른 일로 부딪혀 갈등을 겪었고, 이들의 솔직한 모습은 남녀 시각 차이에 대한 궁금증을 부분적으로 해소시켜 주기도 해 유익했다.

첫 번째로 김주경-정다은 커플은 연애 초반 비교적 무난하게 어울렸다. 하지만 열성적인 남성과 이에 갸우뚱 하게 되는 여성의 연애는 결국 갈등을 빚었다. 김주경은 정다은에게 회사로 깜짝 선물을 보내고, 동료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조금은 무리한 스킨십을 시도하는 등 자신의 마음을 숨김 없이 표현했다. 하지만 정다은에게 이런 모습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상황. 상담을 통해 김주경은 조금 천천히, 정다은은 더 적극적으로 연애를 즐기는 것으로 결정을 했고, 다행히 두 사람은 연인으로서 한 걸음 진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연인과의 엇갈림은 간혹 더 크게 다가오기도 한다. 송영섭과 최민지 커플은 무뚝뚝한 남자와 애정이 고픈 여자의 피할 수 없는 마찰을 겪었다. 최민지는 밸런타인을 맞아 직접 케이크를 만들어 꽃으로 장식하고 와인을 준비하며 송영섭에게 화려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또, 그의 퇴근 시간에 맞춰 회사에 찾아가는 깜찍한 행동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송영섭은 천성적인 무뚝뚝한 성격으로 그의 장단에 잘 맞춰주지 못했고, 회사에 찾아온 행동에 대해서는 오히려 불편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남녀 시각 차에 MC들은 편을 갈라서 주장을 펼쳤다. MC 이휘재는 “남자들은 주변의 시선들도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 직장에 찾아오는 것을 싫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패널로 나선 개그우먼 김지민 역시 “남자 입장도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투비 정일훈은 여성 편을 들며 “측은지심이 든다. 전형적인 나쁜 남자 타입 같다”며 반대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다. 퇴근 시간에 회사에 없고, 전화기도 꺼져 있는 남자의 모습이 야속하게 보였기 때문. 하지만 방송 말미에는 이 커플 역시 상담을 통해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됐고, 이후에는 비교적 무난하고 행복한 데이트를 즐겼다.
세 번째 커플인 박종찬-김지안은 사실 가장 닭살스러운 커플이었다. 지나치게 알콩달콩한 두 사람의 모습에 MC들은 부럽다기 보다는 얄미워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무난한 관계의 두 사람에도 남녀 차이는 분명 있었다. 놀이공원에 거대 인형 탈을 쓰고 나타난 박종찬의 이벤트는 김지안을 당황하게 했다. 이휘재는 “남자의 저런 행동은 자존심을 모두 버리는 것”이라며 칭찬했지만, 지나친 열정이 여성에게 항상 통하는 것은 아니다. 김지안은 오히려 박종찬이 불러주는 노래 한 곡에 소소하게 감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남녀의 만남은 서로의 예상과는 다르고, 그렇기에 흥미진진하다. MC들은 세 커플의 데이트 장면을 보며 자신들의 견해와 경험담으로 부연 설명을 채웠다. 커플들의 솔직한 로맨스와 MC들의 더 솔직한 입담이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제공했다.
한편 '두근두근 로맨스 30일'은 세 커플의 30일간 연애과정을 통해 요즘 젊은 세대의 연애풍속도를 보여주는 프로그램. 이휘재와 이정민 아나운서가 MC를 맡았으며, 개그우먼 김지민, 그룹 비투비의 일훈, 그리고 연애코치 전문가 이명길이 패널로 참석했다. 3부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오는 14일 마지막 회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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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로맨스 30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