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한 크기다.”
김경문 NC 감독은 지난달 4일 마산구장 덕아웃에서 구장을 둘러보며 이렇게 말했다. KIA와의 원정 3연전을 치르고 홈구장으로 돌아온 이후 소감을 밝힌 것. 김 감독은 “광주-KIA 챔피언스필드 갔다 오니까 여기는 작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개장한 챔피언스 필드를 둘러본 소감이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구장 문제는 잘 해결될 것이다”라며 말을 아꼈다.
김 감독이 이끌고 있는 NC는 7일 현재 19승 12패 승률 6할1푼3리로 단독 1위를 기록 중이다. 1군 2년차 시즌을 맞고 있는 NC는 시즌 초반 돌풍을 이어나가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기록상의 지표뿐만 아니라 매 경기 선수들이 보이는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돋보인다. 질 때도 쉽게 지지 않고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시즌 초반 선전하고 있는 NC지만 앓던 이는 아직 빠지지 않았다. 새 구장 입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 박완수 전 창원시장이 NC와의 약속을 어기며 불거진 새 구장 입지 문제는 결국 박완수 전 시장이 경남도지사 당내 경선을 위해 사퇴하고 나서 표류했다.
박완수 전 시장 재임 당시 창원시는 구 육군대학 부지인 진해시를 고집했고 NC와 한국야구위원회는 접근성과 흥행성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NC는 연고지 이전도 불사했고 국토교통부와 안전행정부 역시 NC와 야구계의 동의를 전제조건을 달았다. 시장 공백 상태에서 새 구장 입지 문제는 사실상 방치됐다.
한편 창원시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마산야구타운 조성 시민운동본부(이하 시민운동본부)는 7일 창원시장 후보들에게 새 야구장 입지와 관련된 의견을 묻는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새 구장 입지와 관련해 창원시의 협력은 필수적인 상황. 시민운동본부는 창원시장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에게 이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시민운동본부는 먼저 공개질의서를 통해 마산종합운동장내 신규 야구장 신축을 다시 한 번 주장했다. 이른바 마산야구타운 조성이다. 현재 NC 측의 공식 입장도 이와 같다. 마산야구타운은 기존 마산구장을 퓨처스리그와 사회인 야구에 활용하고 마산종합운동장내 신규 야구장을 NC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시민운동본부는 ▲구 육군대학 부지 야구장 건립을 위한 필요조건인 안정행정부의 투융자심사위원회와 국토교통부 도시계획위원회 승인을 위한 NC 측과의 협의 또는 동의서 등을 만족시킬 방안 ▲신규 구장 건립 기한인 2016년 3월 이내에 구 육군대학 야구장 건립 가능성 및 NC 구단 연고지 이전 시 대안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 공개질의서를 창원시장 후보들에게 보냈다.
공개질의서에는 또 ▲구 육군대학부지보다 마산종합운동장이 새 구장으로 더 적합하다는 의견에 대한 견해 ▲NC와 협의가 있다면 새 구장 건립 위치를 재검토하겠다는 지난 3월 창원시의 입장 발표에 대한 의견 등을 묻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시민운동본부는 안상수 새누리당 후보와 허성무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조영파(무소속), 허상탁(무소속) 후보에게 14일 오후 6시까지 공개질의에 대한 답변을 요구한 상태다.
배석현 NC 단장은 지난해 새 구장 입지가 문제가 표류할 당시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야구에 집중하는 일뿐이다”고 말한 적이 있다.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묵묵히 리그에서 선전하고 있고 2년차지만 어느새 1위에 오를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앓던 이가 언제쯤 빠질지 주목된다. 본격적인 선거판으로 뛰어든 새 구장 문제에 대해 어떤 답안이 도출될지 지켜볼 일이다. NC와 한국야구위원회, 창원시 모두 윈윈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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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NC 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