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배우 안도규와 지우가 SBS 수목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극본 이정선, 감독 유인식)를 통해 눈도장을 찍었다. 올해로 겨우 15살인 안도규와 18살인 지우는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인물 간 관계와 캐릭터를 섬세하게 표현, 성인 연기자 못지않은 존재감을 뽐냈다.
지난 7일 오후 첫 방송된 SBS ‘너희들은 포위됐다’(극본 이정선, 감독 유인식)에는 어린 은대구(안도규 분)와 어수선(지우 분)의 만남, 어린 대구와 서판석(차승원 분)의 악연이 속도감 있게 그려졌다.
이날 수선은 자신의 친구를 차버리고 전학생에게 푹 빠진 오빠 때문에 패싸움이 붙었다. 그는 자신을 ‘촌년’이라고 지칭한 전학생에게 플라잉 니킥을 가했지만, 전학생을 짝사랑하는 어린 대구가 온 몸으로 수선을 저지하며 두 사람은 강렬하게 첫 대면했다.

이후 대구는 수선의 여고 방송반에 잠입해 당돌하게 짝사랑을 고백했다. 그러나 하필 그 시각 방송반에 있었던 수선은 책임을 뒤집어쓰며 선생님께 혼이 났다. 이에 수선은 대구를 찾아 화풀이했지만, 대구는 수선의 외모와 이름을 놀리며 여유있게 응수했다.
결국 발끈한 수선은 “너희 엄마 첩이라며. 너희 엄마 첩이라고 마산 바닥 소문 다 났다. 임자 있는 유부남 꼬셔서 아이 낳고 몰래 숨어 산다꼬”라며 대구의 가정사를 폭로했다. 친구들 앞에서 엄마가 첩이라는 모욕을 들은 어린 대구는 상처입은 얼굴로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간 어린 대구는 엄마(김희정 분)와의 대화를 통해 아버지가 결혼 전 사망, 자신은 미혼모의 자녀임을 알게 됐다. 하지만 그는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엄마에게 “아이다. 나만 아버지가 없었나. 엄마도 남편이 없었잖아. 내 빨리 커가 엄마 지켜줄게”라고 우는 엄마에게 휴지를 건네는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대구는 수선에게도 자신의 가정사를 당당하게 밝혔다. 그는 “엄마 첩 아니고 미혼모입니다. 지는 미혼모의 아들이고요. 그래도 내는 엄마가 한 개도 안 부끄럽고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내를 포기하지 않고 낳아가 이리 키워주셨잖아요”라고 말해 수선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대구는 사랑하는 엄마를 어린 나이에 잃었다. 섬뜩한 협박에도 증언을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 엄마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 대구는 증언을 부탁했던 담당형사 서판석에게 원망을 쏟아내며 오열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서판석은 대구에게 사죄하며 대구의 엄마를 살해한 범인을 꼭 잡겠다고 약속했지만, 범인의 의문스러운 통화 내용과 서판석과 통화 후 자신을 죽이러 나타난 범인의 등장은 대구의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 의심이 바로 까칠하게 성장한 대구가 강남서로 온 이유.
안도규와 지우는 맛깔나는 사투리 연기와 안정적인 감정표현으로 얽히고설킨 인연과 주인공의 캐릭터를 보여주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지난 2007년 드라마 ‘사랑해도 괜찮아’로 데뷔해 천정명, 조승우, 유승호의 아역으로 출연한 안도규는 짝사랑에 빠진 소년의 풋풋한 모습부터 엄마의 죽음에 오열하는 처연한 오열신까지. 극단적인 감정변화를 능숙하게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지난 2010년 영화 ‘이층의 악당’을 통해 데뷔한 지우는 욕설 같은 거친 사투리를 내뱉으며 껄렁껄렁 천방지축인 여고생으로 열연, 눈물 많고 여성스러웠던 전작 ‘감격시대’ 캐릭터와는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아역들의 호연 속에 막이 오른 ‘너포위’가 독보적인 시청률 강자가 없는 수목드라마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너포위’는 압도적인 비주얼의 경찰 4인방이 강남경찰서 강력반에 입성, 태어나 단 한 번도 형사를 꿈꿔본 적 없는 P4와 이들을 도맡게 된 레전드 수사관의 좌충우돌 청춘 성장 로맨스 수사물이다. ‘자이언트’, ‘샐러리맨 초한지’를 연출한 유인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외과의사 봉달희’, ‘수상한 삼형제’를 통해 톡톡 튀는 대사와 감수성 넘치는 필력을 자랑한 이정선 작가가 호흡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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