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29)의 기록 도전이 허무하게 좌절됐다.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출하다 그대로 퇴장당한 것이다.
피에는 지난 7일 잠실 LG전에서 5회 2사 2루에서 정현욱과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루킹 삼진을 당했다. 6구째 직구가 몸쪽 낮게 들어왔는데 주심이 스트라이크로 판정했다. 피에는 배트도 휘둘러보지 못한 채 삼진을 먹었고, 한동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허리춤을 잡고서 타석에 그대로 서있었다.
심판이 보는 앞에서 배트를 내던진 피에는 경고를 받았지만 공수교대 과정에서 배팅 장갑을 다시 한 번 거칠게 집어던졌다. 이어 외야로 나가던 중 박기택 주심으로부터 퇴장을 명받았다. '심판 판정 불만'이 이유였다. 피에는 두 팔을 들며 어리둥절해 했지만, 퇴장 명령이 번복될리 없었다. 시즌 2호 퇴장. 피에는 그라운드 밖으로 나가야 했다.

이로 인해 피에의 연속 경기 타점 기록 도전도 허무하게 끝맺음했다. 피에는 지난달 19일 대전 LG전에서 2타점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6일 잠실 LG전 2타점까지 8경기 연속 타점 행진 이어갔다. 이 기간 동안 14타점을 쓸어담으며 한화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역대 기록에도 도전해 볼 만한 페이스였다. 이 부문 역대 기록은 11경기. 장종훈 한화 타격코치가 빙그레 시절이었던 1991년 7월21일 사직 롯데전부터 8월6일 대전 해태전까지 11경기 연속 타점을 올렸다. 이 기간에만 무려 22타점을 폭발시킨 장종훈은 종전 해태 김종모·한대화의 8경기 연속 타점 기록을 경신했다.
삼성 이승엽도 1999년 7월9일 대구 한화전부터 7월25일 대구 해태전까지 11경기 연속 타점 행진을 이어가며 장종훈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했다. 특히 이승엽은 이 기간 동안 6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이 부문 신기록도 세웠다.
외국인 타자로는 한화에서 활약한 내야수 조엘 치멜리스가 지난 1998년 7월13일 잠실 LG전부터 7월24일 잠실 LG전까지 10경기 연속 타점 행진을 펼친 게 최다 기록이다. 피에도 8경기 연속 타점을 올리며 기록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갔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퇴장으로 기록 도전이 허무하게 중단되고 말았다.
한편 미국 메이저리그는 시카고 컵스 오스카 그림스가 지난 1922년 6월27일부터 7월23일까지 17경기 연속 타점이 최다 기록. 일본프로야구의 최다 기록은 한신 타이거즈 외국인 타자 랜디 바스가 1986년 6월18일부터 7월4일까지 기록한 13경기 연속이다.
waw@osen.co.kr

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