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행' 이근호-곽태휘, 4년 전 아픔 지웠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5.08 11: 17

이근호(29, 상주 상무)와 곽태휘(33, 알 힐랄)가 브라질행 티켓을 부여받으며 4년 전의 아픔을 지웠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할 23인의 주인공이 모두 가려졌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8일 오전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 풋살구장에서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할 23명의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이변은 없었다. 예상했던 이들이 대부분 브라질행 티켓을 잡았다. 주축은 역시 해외파다. 17명이 브라질 땅을 밟는다. 23명 중 2/3가 넘는 수치다. 그 중 유럽파만 9명이다. K리거는 6명이 홍心을 사로잡았다.

시선을 모으는 이는 '전천후 공격수' 이근호와 '베테랑 수비수' 곽태휘다. 4년 전 아픔을 딛고 꿈에 그리던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무대는 축구의 나라 브라질이다.
둘은 묘하게 닮아있다. 2010 남아공월드컵은 아픔의 무대다. 월드컵 출전이 유력했지만 저마다의 이유로 짐을 싸야 했다. 절치부심했다. 4년을 기다렸고, 마침내 꿈을 이뤘다.
이근호는 4년 전 허정무호의 황태자였다. 월드컵 예선에서 박주영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골을 기록하며 한국의 본선행을 이끌었다. 하지만 신은 그를 외면했다. 안정환, 이동국, 이승렬 등에 밀리며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눈앞에 왔던 생애 첫 월드컵 출전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이를 갈았다. 울산 현대에서 성공시대를 열었다. 지난 2012년 울산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며 대회 MVP와 함께 그해 AFC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했다. 승승장구했다. 왕성한 활동량, 치명적인 한 방은 그만의 무기였다. 결국 홍명보 감독의 마음을 잡는데 성공하며 브라질 땅을 밟게 됐다.
곽태휘도 아픔을 지웠다. 남아공은 본인의 첫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최종예선까지 골 넣는 수비수로 이름을 떨치던 곽태휘는 그렇게 월드컵 출전의 꿈을 접어야 했다.
기다림의 4년은 길고 길었다. 이근호와 함께 울산의 ACL 우승을 이끌며 제2의 전성기를 보냈다. 축구 인생의 종착점을 맞이했다. 30대 중반에 뜻하지 않은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홍명보 감독은 곽태휘의 경험과 제공권을 높이 샀다. 홍정호-김영권으로 구성된 혈기왕성한 라인에 안정감을 더해줄 수 있는 확실한 카드였다.
월드컵은 이제 그들에게 더 이상 아픔의 무대가 아니다. 이근호와 곽태휘가 꿈의 무대를 노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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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휘-이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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