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을 벗은 임지연이 배우 괴물 신인의 탄생을 알렸다.
7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인간중독'(김대우 감독) 언론배급시사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부분 중 하나는 여주인공 임지연의 실체였다.
영화는 베트남전이 막바지로 치달아 가던 1969년, 엄격한 위계질서와 상하관계로 맺어진 군 관사 안에서 벌어지는 남녀의 비밀스럽고 파격적인 사랑이야기를 그린 작품.

상업 장편영화는 처음인데다가 히든 카드처럼 비밀스럽지만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역할이기에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가 첫 영화에서 어떻게 톱스타 송승헌과 함께 극을 이끌어나갈 지 주목됐다. 특히 완벽한 이미지의 송승헌을 금기된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주인공인 만큼 그 매력이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져야 했다.
임지연을 본 대부분의 평은 "전에 본 적 없는 느낌의 여배우"란 것이다.
극 중 김진평(송승헌)의 부하의 아내인, 화교 종가흔으로 분한 그는 전형적인 미인 같으면서도 묘한 여백으로 각도와 상황에 따라 얼굴이 달라보인다. 마치 흐르는 물처럼 하나로 설명되거나 가둬지는 마스크가 아니어서 자꾸 시선을 고정시키고 관찰하게 만든다.
여기에 가녀리면서도 서구적인 몸매로 여성스러운 매력을 한껏 드러낸다. 동서양의 조화가 이뤄진, 일면 신기한 외모다. 영화는 많은 부분 종가흔의 매력에 기대고 있고, 또 기대야 하는 스토리인데 임지연은 본인만의 독특한 아우라로 이를 완벽하게 해 낸다.

실제로 임지연을 보기 위해 촬영 당시 많은 관계자들이 현장을 찾았으며, 임지연의 오디션에서부터 존재감이 압도적이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음란서생', '방저전' 등을 통해 수위가 높은 남녀간의 사랑이야기를 그려왔던 김대우 감독의 작품인 만큼 그 노출과 베드신에도 관심이 쏠렸는데, 관객들에게 괜한 '낚시'는 아닐 것이 분명하다.
격정적인 순간에 부끄러운 듯 과감하게 드러나는 임지연의 몸은 아름답고, 사랑과 욕망이 뒤섞인 베드신은 육감적이면서도 감정적이다. 송승헌과 임지연은 두 남녀의 애절한 사랑을 잘 완성된 육체화된 그림으로 만들어냈다. 임지연은 이런 노출과 베드신에 대한 도전을 펼친 것에 대해서는 "노출에 대한 부담감은 하면서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으로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영화 '은교'를 통한 겁 없는 도전으로 센세이셔널한 데뷔를 알린 김고은이 점차 연기파 여배우로 나아가고 있는 모습이라면, '인간중독'의 임지연은 하나의 아이콘이 될 만 하다. 스크린에서 그의 모습은 남자들 뿐 아니라 여자들까지 사랑에 빠지게 만든다.
nyc@osen.co.kr
'인간중독'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