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오프’ 백창수, LG에 절실함 가져오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5.08 08: 37

백창수(26)가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LG에 희망이 되고 있다. 지난해 경찰청 전역 후 마무리캠프부터 두각을 드러내더니 1군 무대서도 진가를 발휘 중이다.
올 시즌 백창수는 개막전 엔트리 진입에 성공했으나 3월 30일 하루 만에 엔트리서 제외됐다. 하지만 당시 사령탑을 맡고 있었던 LG 김기태 감독은 “창수가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 그리고 시범경기까지 꾸준하게 잘 해줬다. 팀 사정상 2군으로 내리게 됐지만, 최승준과 함께 향후 1군 콜업 우선순위에 올라있다. 금방 1군에서 활약할 날이 올 것이다”고 백창수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의 말대로 백창수는 퓨처스리그서 타율 2할9푼9리 OPS .944로 활약했고, 5월 3일 1군에 복귀했다. 복귀 첫 날은 대타로 나왔으나 다음날부터 이틀 동안 9번 타자, 최근 2경기에선 리드오프로 선발 출장했다. 1군 5경기 동안 19타수 6안타 타율 3할1푼6리를 기록 중이다.

기록 이상으로 눈에 띄는 모습은 자세다. 올 시즌 전까지 1군 출장 경험이 40경기도 되지 않지만 침착하게 투수와 불카운트 싸움에 임한다. 조계현 수석코치 또한 7일 잠실 한화전을 앞두고 “1번 타자 자리가 쉽지 않은데 상당히 침착하더라. 마냥 공격적으로 나갈 줄 알았는데 나름 볼카운트 싸움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당황하지 않더라”고 백창수에게 만족을 표했다.
그러면서 조 수석코치는 “창수 같은 젊은 타자들이 상대 선발투수 유창식을 공략해줬으면 좋겠다”며 백창수가 1번 타자로서 팀 공격을 이끌어주기를 바랐고 이는 현실이 됐다. 백창수는 1회말 첫 타석부터 7구 승부 끝에 유창식에게 볼넷을 골라 나갔다. 이어 손주인과 더블스틸에 성공했고, 정의윤의 유격수 땅볼 때 홈을 밟아 팀의 첫 득점을 올렸다.
하이라이트는 4회말이었다. 1사 만루 찬스서 타석에 들어선 백창수는 또다시 유창식과 풀카운트 7구 승부를 벌였고 2타점 동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한화 수비진이 릴레이하는 틈을 노려 2루까지 밟았고, 백창수의 공격적 주루 플레이에 한화 3루수 김회성의 송구 실책이 겹쳤다. 덕분에 3루 주자 오지환이 역전 득점했다. 이후 이진영의 타구에 베이스 커버가 늦은 유창식을 보고 홈까지 내달려 점수를 올렸다. 만일 이날 LG가 백창수가 만든 점수를 끝까지 지켜 승리했다면, 수훈선수는 당연 백창수가 됐을 것이다.
백창수가 앞으로도 1번 타자로 기용될지는 알 수 없다. 최근 백창수는 박용택의 체력 세이브 차원에서 리드오프로 나서고 있다. 박용택은 지난 2시즌 동안 리그 전체 1번 타자 중 가장 높은 출루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1번 타자는 아니더라도 백창수에게 기회는 꾸준히 올 것이다. 착실하게 중견수를 맡고 있는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백창수의 원래 포지션은 내야수지만, 겨울부터 외야수 포지션 전향에 임했고 빠른 적응력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1군에 합류했을 당시 백창수는 “2군은 패배를 모르고 승리를 쌓고 있다. 내가 2군의 기운을 조금이나마 1군에 가져오고 싶다. 제발 조금이라도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절실함을 보였다. 조 수석코치는 “우리 팀의 가장 좋은 그림은 창수 같은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만들고, 이병규(9번) 박용택 이진영 등 베테랑이 해결사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백창수의 절실함이 선수단을 움직인다면, 조 수석코치의 구상도 이뤄질 수 있다.   
drjose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