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개과천선’, 동네 바보 형 김명민이 흥미롭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5.08 09: 23

기억상실로 한순간에 ‘동네 바보 형’이 된 김명민이 ‘개과천선’을 ‘꿀 재미’ 가득한 드라마로 만들었다. 2회 동안 휘몰아쳤던 카리스마를 내려놓고 멍한 표정으로 툭툭 던지는 김명민 덕에 안방극장이 모처럼 웃음꽃을 피웠다.
지난 7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개과천선’ 3회는 사고로 기억을 잃은 김석주 변호사(김명민 분)를 발견한 차영우로펌 대표 차영우(김상중 분)와 인턴 이지윤(박민영 분)이 당황스러워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기억은 잃었지만 뇌기능은 그대로인 석주는 법 지식은 그대로 가지고 있는 채 자신이 누구였는지, 자신의 성품이 어땠는지를 전혀 알지 못했다. 날카로운 말재주와 비상한 업무 감각으로 최고의 변호사 자리에 오른 석주가 어리둥절해 하며 한순간에 순한 인물로 탈바꿈한 것은 예상 가능했다. 다만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한 것은 180도 달라진 석주의 기능적인 능력과 독설의 성향은 이어가면서도 순한 성품으로 표현한 김명민의 연기.

이날 김명민은 사고 직후 멍하니 TV를 보다가 병실 사람들이 법률적인 지식이 없어 억울한 일에 휘말리는 것을 막아주고, 기억은 잃었지만 자신이 맡았던 태진 전자 사건을 줄줄 꿰고 있는 석주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다소 웃음기를 넣어 연기했다. 멍한 표정과 달리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법률 지식에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추론으로 자신의 정체를 추측하는 대비되는 석주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극했다. 
2회까지 앞만 보고 달려가는 피도 눈물도 없는 변호사를 연기했던 그는 사고 이후 기억이 없어 순둥이로 탈바꿈할 수밖에 없는 석주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눈빛과 표정은 이토록 순할 수가 없는데 입 밖으로 나오는 독설은 수위만 낮아졌을 뿐 여전한 석주를 다소 우스꽝스럽게 표현하며 극의 재미를 높였다. ‘베토벤 바이러스’, ‘하얀 거탑’, ‘드라마의 제왕’ 등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천재 연기를 했던 김명민은 이번 드라마에서도 압도적인 실력을 갖춘 노력형 천재로 폭발력 있는 연기력을 과시한 바 있다.
더욱이 3회부터는 이 같은 카리스마를 잠시 내려두고 다소 덜떨어져보이긴 해도 무시할 수 없는 친근한 매력을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자극하는 동시에 드라마의 재미를 끌어올렸다. 앞으로 이 드라마는 성공을 위해 달려왔던 석주가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선한 변호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을 예정. ‘김상실’이 된 후 코미디적인 요소까지 자연스럽게 연기하며 ‘연기 본좌’의 명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하는 김명민이 있어 ‘개과천선’이 더욱 흥미로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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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천선'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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