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여 있던 홍명보호의 23인이 세상에 나왔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할 23인의 주인공이 모두 가려졌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8일 오전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 풋살구장에서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할 23명의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이변은 없었다. 예상했던 이들이 대부분 브라질행 티켓을 잡았다. 주축은 역시 해외파다. 17명이 브라질 땅을 밟는다. 23명 중 2/3가 넘는 수치다. 그 중 유럽파만 9명이다. K리거는 6명이 홍心을 사로잡았다.

홍명보의 아이들로 불리는 박주영 구자철 김보경 홍정호 김영권 등을 비롯해 기성용 이청용 손흥민 한국영 김진수 등이 가세하며 한국의 월드컵 사상 가장 경쟁력 있는 스쿼드를 구축했다.
환희와 좌절이 교차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서 간발의 차로 짐을 싸야 했던 이근호, 구자철과 부상 낙마했던 곽태휘는 4년 전 아픔을 딛고 꿈의 무대를 밟는다.
반면 아쉽게 브라질행 티켓을 받지 못한 이들도 있다. 홍명보 감독이 마지막까지 고심했던 자리인데 중앙 미드필더 이명주, 우측 날개 남태희, 좌측 수비수 박주호, 중앙 수비수 장현수, 우측 수비수 차두리 등이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뜨거운 감자는 이명주다. K리그 최다 타이인 9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포항의 선두 질주를 이끌었지만 대표팀 내 좁은 입지가 발목을 잡았다. 홍명보호에서 역할이 불분명한데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으로 홍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남태희도 아까운 카드다. 빠른 발, 테크닉, 크로스에 득점력까지 갖춰 이청용을 대체할 후반 조커로 활약이 기대됐다. 또 최근 카타르 리그서도 물오른 기량을 과시하며 승선을 기대케 했다. 최근 폼은 이명주와 함께 대표팀 선수 중 가장 좋았다.
'절친' 지동원과 희비가 엇갈렸다. 둘 중 한 명은 떨어져야 하는 운명이었는데 홍 감독은 고심 끝에 최전방 공격수와 2선 공격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지동원을 선택했다. 재능 있는 2선 자원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홍 감독도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박주호는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홍 감독은 이날 "밤 늦게까지 고민한 선수가 몇몇 있었다. 어떤 선수를 선발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했다"면서 "가장 고민했던 것은 왼쪽 측면 수비수다. 박주호는 여전히 10% 정도 부상이 남아있다. 실밥도 풀지 않았다. 코칭 스태프와 의료진이 많은 고민을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상 재발 가능성"이라며 최근 소속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윤석영을 대체 자원으로 발탁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외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는 장현수도 생애 첫 월드컵 출전의 꿈을 접었다. 베테랑 수비수 차두리도 2002 한일월드컵과 2010 남아공월드컵에 이어 본인의 3번째 월드컵 무대를 노크했지만 결국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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