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엠블랙 멤버 이준(26)의 이름 앞에 이젠 가수보다 배우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린다. 지난해 영화 '배우는 배우다'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며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더니, 이번에는 실감나는 사이코패스 연기로 시청자를 오싹하게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 아이돌 가수의 이미지를 접어두고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준의 행보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가수와 배우를 겸업하고 있는 많은 '연기돌'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이준의 행보는 특별하다. 이준은 영화 '닌자 어쌔신'에서 비의 아역으로 연기를 시작 이후 다양한 작품에 크고 작은 역할로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지난해 출연한 '배우는 배우다'에서는 베드신을 소화하는 등 파격적인 연기를 펼쳐 제1회 들꽃영화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배우는 배우다'에 이어 이준이 선택한 캐릭터는 사이코패스. 이준은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갑동이'(극본 권음미, 연출 조수원)에서 연쇄살인마 갑동이를 영웅으로 생각하는 사이코패스 류태오 역으로 열연 중이다. 순진하다 웃다가 한순간에 섬뜩한 미소를 짓는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연기에 도전하는 가수들 중 아이돌로서의 이미지 때문에 헤어스타일 하나도 바꾸기 힘들어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베드신에 이어 살인마 사이코패스까지 연기하는 이준의 선택은 남달랐다.
이준은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갑동이' 속 사이코패스 연기에 대한 부담감과 걱정, 그리고 그의 연기에 쏟아지는 호평에 대한 소감 등을 밝혔다.
"아이돌로서 이미지에 대한 걱정이나 부담감은 없어요. 그냥 제가 하고 싶은, 재미있는 것을 찾을 뿐이죠."
이미지에 대한 걱정이나 부담감을 모두 털고 배역에 몰입한 이준은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줬다. 범행 대상을 물색해 순진한 미소로 다가가면서도, 또 살인마의 본능을 드러내면 입가에 섬뜩한 미소가 걸렸다. 순간순간 변하는 이준의 표정뿐 아니라 오싹한 말투까지 더해져 긴장감을 높였다. 첫 회 직후부터 이준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부족한 점이 많은데 많은 분들이 좋게 봐줘서 감사하죠.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실망시켜드리지 않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죠."

사이코패스 캐릭터는 많은 작품에서 소재로 삼지만 배우로서는 소화하기 힘든 역할이다. 폭넓은 감정변화뿐만 아니라 표정, 말투 등으로도 캐릭터의 성격을 표현할 수 있는 섬세한 연기도 필요하다.
"특별히 참고한 인물은 없지만, 인터넷으로 해외의 실제 사이코패스들이 한 인터뷰 영상을 본 적은 있어요."
윤상현과의 연기 대결도 볼만하다. 극중 윤상현은 아버지가 20년 전 연쇄살인마 갑동이로 몰리면서 죽음을 맞은 후, 진짜 갑동이를 잡기 위해 형사가 된 인물. 다시 갑동이 사연을 재현하는 류태오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 형사와 범인의 역할인 만큼 윤상현과 이준의 연기 대결도 팽팽하다. 두 배우의 눈빛만으로도 긴장감을 높일 정도다.
"드라마의 성격과는 달리 실제 촬영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요. 감독님과 성동일, 윤상현 선배님들이 연기하는데 여러 모로 많은 도움을 주세요."
한 작품을 이끌어 갈 수 있을 만큼 배우로서 성장하고 있는 이준. 이미지를 걱정하기보다는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자신의 색깔을 입히고 있는 이준의 다음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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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