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웅 커밍아웃, 홍석천 때와 뭐가 달라졌나
OSEN 이명주 기자
발행 2014.05.08 11: 22

예능 프로그램 ‘셰어하우스’에 출연 중인 디자이너 김재웅이 방송 중 성 정체성에 대해 털어놓으면서 큰 이슈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난 7일 방송된 올리브TV ‘셰어하우스’ 2회에서는 김재웅이 그간 숨겨뒀던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고백하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이날 멤버들은 김재웅의 여성스러운 말투와 행동을 보고 그의 성 정체성에 대해 조심스럽게 의문을 가졌다. 송해나는 “내가 패션 쪽에 있어서 나한텐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거든”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최성준도 “나도 긴가민가 해. 처음부터 그런 느낌은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김재웅은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러 간다며 설레는 모습을 보였고 멤버들은 “여자랑 데이트한다고 했으니”라며 더 이상 오해하지 않으려고 했다.
데이트를 하고 들어온 김재웅은 특유의 여성스러운 말투와 행동으로 다시 한 번 멤버들의 오해를 샀고 이상민은 “솔직히 네가 여자친구랑 같이 놀러 나가서 지금까지 생각했던 오해가 다 풀릴 줄 알았다. 솔직히 남자가 좋니. 여자가 좋니”라고 단도직입적으로 질문했다.
분위기가 갑자기 가라앉자 김재웅은 “뭐야 이 상황”이라며 불편해하면서도 결국 “그렇다. 여자친구 아니다. 그냥 친한 누나다”라며 자리를 떴다.
오랜 시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 후 들어온 김재웅은 멤버들과 술을 먹으며 “사실 열명을 만나면 열명이 궁금해 한다. 여자를 좋아하나 남자를 좋아하나”며 “나는 상민형과 성준형과 같이 그리고 호영형과 같이 똑같은 남자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여자를 안 좋아하고 남자를 좋아한다. 그런데 그게 큰 죄가 되더라”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어 “어렸을 때부터 항상 듣던 말이 ‘쟤 뭐야’라는 소리였고 난 항상 ‘괴물 아니야’라고 답해야 했다”고 어린 시절 가슴 아픈 경험을 털어놓았다.
이 같은 그의 깜짝 커밍아웃에 시청자들은 다양한 반응을 내놓고 있는 상황. 특히 방송인 홍석천이 지난 2000년 기자회견을 통해 스스로의 성 정체성을 밝혔을 때와는 이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당시 홍석천은 커밍아웃 이후 엄청난 후폭풍을 맞았다. 따가운 사회적 시선을 감내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오랜 기간 방송에서 퇴출, 재정적 위기에 봉착하기도 했다.
이후 레스토랑 사업가로 변신한 그는 커밍아웃 당시만 해도 결코 생각지 못할 반전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현재 홍석천은 방송인으로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톱 게이'라는 별명을 웃고 넘길 만큼 정신적으로도 더욱 성숙해진 모습이다.
김재웅의 이번 커밍아웃은 '희대의 사건'으로 불렸던 홍석천 때와 비교해볼 때 파장이 덜하다는 게 다수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연예인과 디자이너라는 직업적 특성의 차이가 작용한 데 더해 성적 소수자를 바라보는 관점 또한 변화했음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재웅 커밍아웃에 누리꾼들은 “김재웅 커밍아웃, 그동안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김재웅 커밍아웃, 패션계에는 되게 많은 듯”, “김재웅 커밍아웃, 속은 정말 시원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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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TV ‘셰어하우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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