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통할 수 밖에 없는 컴백 전략 세가지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4.05.08 15: 48

12년만에 5인 멤버가 모두 모인 그룹 지오디(god)가 가요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옛 감성의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8일 정오 발표한 신곡 '미운오리새끼'는 단 한시간만에 9개 음원차트 1위를 거머쥐며 요즘 인기가수보다 훨씬 더 위력적인 음원파워를 과시하더니, 두시간만에 10개 음원차트를 모두 올킬하며 요즘 그룹보다 더 뜨거운 인기를 입증해냈다.
지오디의 이번 컴백은 5인 체제로는 2002년 5집 이후 12년만, 지오디로는 2005년 '하늘속으로' 이후 9년만이다. 데뷔한지는 올해로 15년째를 맞았다. 지난 9년간 멤버들은 솔로로서 활동을 오래해왔지만, 지오디의 성과에는 크게 못미쳤던 게 사실. 그러나 이번 컴백을 통해 지오디가 여전히 '핫'할 수 있음을 제대로 보여주며 뜨거운 환영을 받고 있다.

# 지오디표 음악은 여전했다
'미운오리새끼'는 지오디가 박진영과 손잡고 전성기를 누렸던 시절의 음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윤계상의 나직한 내레이션으로 시작, 손호영의 부드러운 보컬을 지나 데니안과 박준형의 투박하고 또박또박한 랩, 김태우의 소울풀한 멜로디로 나아가는 흥행 공식이 고스란히 재현됐다.
요즘 핫한 걸그룹의 음악을 도맡으며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이단옆차기의 곡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노래. 지오디 측은 전략적으로 예전의 느낌 그대로를 살릴 수 있도록 했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이 곡을 처음 만들 때부터 이단옆차기와 김태우가 'god 스타일로 가보자'고 했었다"면서 "god 만의 따뜻한 느낌이 날 수 있도록 신경썼다"고 말했다. 
이는 즉각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지오디가 전성기를 누리던 2000년대 초반으로 돌아간듯한 느낌을 받는 것. 많은 팬들이 "예전 그대로"라며 반기고 있다.
# 윤계상 쉽지 않은 합류, 효과 컸다
9년만의 컴백인만큼 보다 더 특별해야 했다. 다른 멤버들보다 3년여 먼저 지오디 활동을 접었지만, 여전히 대중에게는 지오디 멤버로 각인돼있는 윤계상이 합류하자 '진짜 지오디'의 느낌이 완성됐다. 윤계상의 팀내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볼 수는 없어도 대중이 기억하는 그 5인조로서의 느낌을 주는 데에는 필수적이었던 것.
이미 배우로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주연급으로 발돋움한 윤계상이 그룹에 합류하기가 쉽진 않았다. 지오디의 재결성이 논의되기 시작한 건 벌써 2년 전부터지만, 윤계상의 합류 가능성은 최근까지도 그리 크지 않았다. 윤계상 측은 지오디 결성 보도가 있을때마다 "아직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기도 했다.
합류가 결정되자 그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특히 지오디의 음악을 듣고 예전을 회상하는 팬들이 많은 상황에서, 배우 윤계상에서 가수 윤계상으로 잠시나마 돌아온 '오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희소가치를 많이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 지오디만 가능한 치유의 음악, 지금 필요하다
지오디는 아이돌그룹으로는 특이하게도 치유의 음악을 해왔다. IMF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1999년에 데뷔해 생활고에 시달렸던 어머니를 회고하는 곡 '어머님께'로 활동했던 지오디는 이후로도 진로 고민을 담은 '길', 희망을 노래하는 '촛불 하나' 등을 메가히트 시키며 따스한 국민그룹으로 성장했다. 
공교롭게도 9년만의 컴백이 이뤄진 지금도 대중은 위로가 필요한 상황. 지난달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국민 대다수가 깊은 슬픔과 분노, 무기력감 등을 호소하는 중이었다. '대한민국이 멈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두운 시기를 지나 조심스럽게 스타트를 끊은 지오디의 신곡이 큰 위안이 된다는 반응이다.
물론 이를 의식한 전략은 아니었지만, 위로가 필요한 시점에 반갑게 등장한 곡이라는 풀이에는 힘이 실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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