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봉와직염'에 걸렸지만 희비가 갈렸다.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 명단에 포함된 박주영(왓포드)와 그렇지 못한 박주호(마인츠) 이야기다.
홍명보 감독은 8일 파주 트레이닝센터(NFC)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23명의 명단을 발표한 뒤 홍 감독이 가장 먼저 꺼낸 이야기는 박주호였다.
홍명보 감독은 "가장 고민스러웠던 부분은 박주호였다. 아직 실밥조차 풀지 않았기 때문에 (본선 개막까지) 남은 기간 동안 얼마나 회복할지를 놓고 논의했다. 부상 재발 우려도 있어 선택하기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올 시즌 박주호는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왼쪽 측면 수비수인 박주호는 27경기중 24경기를 풀타임 활약했다. 또 26경기에 나섰다. 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1골 2도움을 기록하는 등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마인츠서 확실하게 자리잡은 박주호는 분데스리가 선정 베스트 11에 3차례나 선정됐다.
홍 감독은 "박주호는 아직 부상 부위가 10%도 아물지 않았고 실밥도 풀지 않았다. 코칭스태프와 의료진이 전체적인 기간을 놓고 봤을 때 부상 재발 우려가 있었다. 한국에 돌아와 치료를 받고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기에 쉽지 않았다"며 박주호를 제외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같은 부상인 박주영은 선발됐다. 또 박주호와는 딴판인 소속팀서의 위치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월드컵에 나서게 됐다. 박주영은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날과 2부 리그 왓퍼드에서 주전을 꿰차지 못하고 부진했다. 모두 1경기에 나섰지만 그마저도 큰 활약은 아니었다.
또 박주호와 마찬가지로 봉와직염에 걸렸다. 먼저 귀국한 것도 같았다. 그러나 대응방식이 완전히 달랐다.
박주영은 부상을 당한 뒤 2주만에 귀국을 결정했다. 소속팀에서 치료를 했지만 차도가 크게 없자 바로 귀국을 결정했다. 또 국내로 돌아와 대표팀 주치의인 송준섭 박사(제이에스병원)에게 수술을 받고 치료를 빨리 시작했다. 그 결과 그는 '황제 트레이닝'이라는 비아냥까지 받았지만 훈련을 펼쳤다.
박주영은 한국에서 빠른 해결이 됐다. 유럽과의 다른 방식으로 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부상 부위에 대한 경과가 좋았다. 박주호는 좀 더 자연스럽게 해결되기를 원했다. 걷는데 이상은 없었지만 부상 부위가 빨리 아물지 않았다. 이는 치료방식의 차이가 부상 상태를 결정한 것이다. 반면 박주호는 독일에서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받은 뒤 국내로 복귀했다. 그러나 치료방식이 달랐다.
물론 소속팀서의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완벽하게 자리잡은 박주호와 그렇지 못한 박주영은 팀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르다. 따라서 박주영이 더욱 빠르게 치료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치료 방법과 소속팀 내부에서 처한 상황이 다른 두 선수가 같은 부상으로 고생했지만 대표팀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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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