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이후 줄곧 지켜왔던 5할 승률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결국 4일의 휴식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해졌다. SK의 올 시즌 판도를 결정지을 수도 있는 중요한 4일이다.
한 때 선두권에서 경쟁하기도 했던 SK는 순위가 쭉쭉 미끄러지고 있다. 5연속 열세 3연전을 기록했고 특히 6일부터 8일까지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3연전에서는 전패의 수모를 당했다. 꾸준히 5할 후반대에서 6할 사이를 유지했던 승률 또한 어느덧 4할6푼9리(15승17패)까지 떨어졌다. 시즌 첫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고 할 만하다.
아직 4위권과의 승차는 2.5경기다. 큰 차이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재정비가 중요한 시기다. 그래서 때 마침 찾아온 4일 휴식이 반갑다. SK는 주말 3연전에 휴식을 취하고 다음주부터 다시 일정을 재개한다.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 시간이 있는 만큼 연패에 침체된 분위기를 살리는 것, 그리고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번 휴식이 끝나면 SK는 24연전을 해야 한다. 이 기회를 놓치면 순위표에서 표류할 수도 있다.

첫 번째 과제는 말 그대로 잘 쉬는 것이다. SK는 최근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듯한 인상을 준다. 특히 내야와 불펜이 그렇다. 백업층이 다소 약하다보니 주전 및 필승조에 대한 부하가 걸리고 있다. 가뜩이나 전지훈련 때부터 치열한 경쟁 탓에 일찌감치 전력질주에 나섰던 선수들이다. 이는 최근 공수 양면에서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다. 잘 쉬는 것도 엄연한 전략이다.
두 번째 과제는 부상자들의 정상적인 복귀다. SK의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공교롭게도 부상자들의 속출 이후다. 팀 주장이자 내야의 핵심인 박진만이 첫 부상자였다. 그 후 외국인 투수 로스 울프와 4번 타자 루크 스캇이 부상으로 빠졌고 조인성도 손가락 부상을 당했다. 윤희상은 좀처럼 보기 어려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기도 했다. 주전 5명의 선수가 도미노처럼 이탈했다. 전력이 약해지는 것은 당연했다.
다행히 급한 대로 몇몇 선수들은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윤희상은 7일 문학 삼성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로 복귀전을 무난하게 잘 마쳤다. 전완근 부상으로 한 달 동안 등판하지 못했던 울프는 다음 주중 문학구장에서 열릴 두산과의 3연전에 불펜에서 대기한다. 상태를 보고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스캇도 빠른 복귀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등록 가능 시점에 맞춰 올라올 수 있을 전망이다.
세 번째는 세밀한 플레이를 다잡는 것이다. SK는 최근 수비·작전 등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수비는 당황스러울 정도다. 포구나 송구는 물론 연계 플레이시 기본적인 포메이션조차 흔들린다. 다만 애당초 수비를 못하는 선수들은 아닌 만큼 문제점을 차분하게 보완한다면 반등의 여지는 충분하다. 작전의 짜임새와 선수들의 수행능력 또한 다잡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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