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해답이 되지 못하고 있다. 커리어가 있는 베테랑도, 매년 깜짝 활약으로 팀에 보탬이 됐던 중고참 투수도, 재능 넘치는 신예투수까지 모두 패전을 안았다. 총체적 난국에 처한 LG지만, 특히 다섯 번째 선발투수는 답이 보이지 않는다.
첫 승만 화려했다. LG는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인 3월 30일 잠실 두산전에 고졸신인 임지섭을 선발투수로 기용해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이날 임지섭은 5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한국프로야구 통산 네 번째로 고졸 신인투수가 데뷔전서 승리했다.
나머지 7번의 다섯 번째 선발투수 등판은 비참했다. 개막전 선발 등판한 베테랑 김선우는 3⅓이닝 4실점했고 4월 11일 잠실 NC전에선 1⅓이닝 7실점으로 더 못했다. 임지섭도 두 번째 선발 등판이었던 4월 23일 대구 삼성전서 5⅓이닝 5실점, 세 번째 선발 등판인 4월 29일 마산 NC전서 2⅔이닝 3실점으로 고전했다.

이후 LG는 김선우와 임지섭을 선발진에서 제외했다. 그리고 2군에서 신재웅과 임정우를 올려 이들에게 선발진 마지막 자리를 맡겼다. 그러나 신재웅은 지난 1일 마산 NC전서 3⅔이닝 5실점(3자책), 지난 7일 잠실 한화전서 4⅓이닝 5실점으로 고배를 마셨다. 8일 잠실 한화전에선 임정우가 나섰는데 7이닝 6실점으로 해답이 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5선발로 나선 투수들 대부분이 시작부터 와르르 무너지며 선취점을 허용했다는 점이다. 조기강판됐고, 자연스레 마운드 운용에 차질이 생겼다. 뒤에 길게 던질 수 있는 투수를 준비시켜야만 했던 경우도 많았다. 실제로 김선우 뒤에 임지섭을, 임지섭 뒤에 임정우가 나갔다. 그러면서 LG는 5선발이 등판한 경기서 1승 7패를 기록 중이다.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게 더 치명적이다. 지난해 다섯 번째 선발투수로 9승을 올린 신정락은 골반 통증으로 퓨처스리그도 나오지 못하고 있다. 풍부한 경험을 지닌 김광삼은 지난 4월 16일 이후 퓨처스리그 등판 기록이 없다. 이미 등판한 다섯 번째 선발 투수나, 2군에서 뛰고 있는 선발투수를 1군에 올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LG는 깊숙하게 최하위에 있다. 9승 1무 21패로 8위 한화에 4경기 뒤졌다. 반등 기회로 삼았던 9연전을 6선발 체제로 호기 있게 준비했으나 5, 6 선발카드가 실패했다. 조 수석코치는 목동에서 넥센을 상대하는 주말 3연전서 1·2·3 선발을 내세우기 위해 이런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그런데 넥센 3연전을 스윕하지 않으면 9연전은 루징시리즈가 된다.
만일 스윕해 5승 4패로 9연전을 위닝으로 가져가도 5선발 문제는 계속 따라다닌다. 어쨌든 불펜과 야수쪽 멤버는 지난해와 그대로다. 즉 불펜진과 야수진은 작년 좋았던 모습을 재현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선발진은 풀타임 선발 경험이 없거나, 구위가 저하된 누군가를 끌어올려야만 한다. 다섯 번째 선발투수가 LG의 가장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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