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날까? 무너질까?
사흘간의 달콤한 휴식을 취한 KIA가 9일 대전 한화전을 시작으로 쉼없는 대장정에 돌입한다. 6월 26일 광주 SK전까지 49일 동안 42경기를 벌인다. KIA는 42경기에서 최소 반타작 승부을 넘어 내심 +4개까지 노리고 있다. 그러나 마운드와 타선이 완전체가 아닌 가운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다는 점에서 시즌의 운명이 걸린 대장정이다.
운명의 강행군을 앞두고 희소식이 하나 있다. 정강이 부상으로 두 달 동안 이탈했던 우완 김진우가 선발진에 복귀했다. KIA 선발진은 양현종, 데니스 홀튼의 쌍두체제에서 김진우가 삼두체제로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송은범과 최근 선발투수 몫을 하고 있는 임준섭까지 5명의 선발진이 돌아간다.

KIA는 불펜이 두텁지 못하기 때문에 선발진이 중요하다. 선발이 무너지면 대량 실점으로 이어진다. 우선 김진우가 6이닝 이상의 선발투수로 제몫을 할 수 있는지가 최대의 과제이다. 두 달간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면 팀에 커다란 보탬이 된다. 세 명이 씩씩하게 마운드를 지킨다면 반격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실패한다면 주름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아울러 송은범의 구위회복은 여전한 과제이다.
최대의 약점인 불펜진의 두께도 조금은 달라진다. 임시 선발투수 한승혁이 다시 불펜으로 돌아간다. 우완 박지훈도 공백을 딛고 복귀 조짐이 보인다. 소방수 히아로 어센시오가 안정감이 높아 박지훈이 제구위를 되찾는다면 김태영까지 중간계투진의 2이닝 화두는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곽정철도 5월 하순이면 1군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신고선수 최영필도 족쇄가 풀리는 6월 1일부터 1군에 올라올 수 있다.
현재 KIA 타자 가운데 3루수 이범호, 유격수 김선빈, 멀티 내야요원 김민우가 부상으로 빠져있다. 모두 공수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이들이다. 이범호는 중심타선, 김선빈은 하위타선, 김민우는 내야의 빈틈을 완벽하게 메울 수 있는 능력자다. 이들의 빠른 복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럼에도 공격 라인업은 힘이 있다. 김주찬이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타선의 짜임새가 강해졌다. 김주찬은 1번과 2번을 오가면서 리오오프 타선을 이끌수 있다. 개막 이후 슬럼프에 빠졌던 4번타자 나지완이 연일 날카로운 타격을 하면서 어느새 3할3리까지 치고 올라와 브렛 필과 함께 중심타선을 이루고 있다. 다만 필과 나지완의 뒤를 받쳐주는 5번 타자에 약점이 있다. 김주형을 비롯해 안치홍과 신종길의 후방 지원사격이 필요하다.
다만 관건은 부상방지이다. 49일간의 강행군은 풍부한 선수층이 있어야 소화가 가능하다. 수년 째 선수들의 무더기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올해도 전지훈련부터 11명의 부상선수들이 발생해 장단기 전력 공백을 빚었다. 지금의 전력에서 또 다른 부상병이 발생하지 않아야 대장정을 버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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