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봉춘 씨의 목요일 오후 11시대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MBC가 야심차게 준비한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별바라기’와 ‘연애고시’가 모두 뚜껑이 열렸다.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이기에 두 프로그램 모두 다소 산만한 구성이 있었지만, 나름대로의 즐거움을 충족시키는 강점이 있었다. 목요일 오후 11시대 정규 편성을 노리고 출발한 ‘별바라기’와 ‘연애고시’의 성적표를 들어다봤다.
#색다른 토크쇼 ‘별바라기’, 정규 편성 ‘좋아요’
먼저 안방극장의 문을 두드린 것은 방송인 강호동이 진행을 하는 ‘별바라기’. 이 프로그램은 스타와 스타 팬들이 함께 출연해 스타의 매력을 재발견하는 구성이다. 지난 1일 방송 당시 이휘재, 은지원, 인피니트, 유인영, 손진영 등과 그들의 팬들이 자리해서 스타의 매력을 소개하고 추억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프로그램의 강점은 스타들의 신변잡기에 머무르는 일반 토크쇼와 달리 스타의 잘 몰랐던 매력을 팬들의 입을 통해 알게 되거나, 스타들과 팬들의 좌충우돌 추억을 통해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끈끈한 힘이 있다는 점. 강호동의 친근한 진행을 바탕으로 입담 강한 팬들의 이야기는 그 어떤 스타들의 구구절절한 과거 이야기보다 흥미진진했다.
관찰 예능프로그램의 범람 속에 MBC가 오랜 만에 내놓는 스튜디오 예능프로그램인 ‘별바라기’는 다양한 이야기 속에 재미와 공감이 녹아 있다는 강점이 있다. 다만 다수의 게스트가 한꺼번에 출연하면서 다소 산만했는데, 이는 정규 편성이 확정되면 보완을 하겠다는 게 제작진의 계획이다.
황교진 PD는 최근 OSEN에 “아무래도 파일럿 방송이다 보니 다양한 팬들을 보여주고 싶어서 스타와 팬들을 많이 출연하게 됐다”면서 “정규 편성이 되면, 게스트 숫자를 줄이는 논의를 진행할 것 같다. 게스트의 숫자가 줄면 스타와 팬들의 이야기를 좀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 연애 사담 나누는 ‘연애고시’, 숙제는 많다
‘연애고시’는 연애에 매번 실패하는, 연애가 너무 어려운 ‘연애조난자’들을 위한 솔로탈출 프로젝트로 비주얼과 스펙을 모두 갖췄지만 반쪽을 찾지 못해 오랜 시간 솔로로 지내고 있는 사람들이 연애고시생이 돼 연애고시에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8일 베일이 벗겨진 이 프로그램은 다수의 남자 출연자가 여자들의 심리를 파악하는 문제를 풀면서 연애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구성을 보였다.
남자 스타들의 화려한 입담과 여자 심리에 헤매는 모습은 유쾌한 분위기를 이끌었지만 다소 가볍고 밀도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 남자 스타들에게 여자 심리를 조언하기 위해 등장한 여자 출연자들의 역할도 깊이가 적었고, 대화의 주제 또한 그동안의 연애 관련 토크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물론 JTBC ‘마녀사냥’과 마찬가지로 연애를 주제로 하는 까닭에 호기심을 자극하며 일정 부분 이상의 재미를 안겼다. 아직 파일럿 방송이기에 실험 단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발전 가능성은 높다. 정규 편성이 된다면 산만한 분위기는 물론이고 출연자 구성에 있어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MBC는 일단 오는 10일 방송되고 박명수가 이끄는 '백 투 더 스쿨' 파일럿 방송 이후 목요일 심야 예능프로그램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안방극장 공략을 위해 '신상' 예능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는 MBC의 행운의 야심작은 누가 될 것인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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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