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차트를 점령 중인 두 남성 그룹이 서로 다른 매력포인트로 여성팬들을 사로잡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예전의 매력을 고스란히 재현한 god와 지난해 흥행공식을 상당히 비켜간 엑소의 동시 컴백이 바로 그 것. 지난 8일 신곡 '미운오리새끼'를 발표하고 9일 오후까지 주요 음원사이트 1위를 꿰차고 있는 god는 god표 공식을 그대로 따랐으며, 같은 날 엠넷 '엠카운트다운'으로 컴백 무대를 꾸민 엑소는 대표곡 '으르렁'과는 완전히 다른 매력을 뽐냈다.
# god, 흥행공식은 살아있다

이번 컴백은 5인 체제로는 2002년 5집 이후 12년만, 지오디로는 2005년 '하늘속으로' 이후 9년만이다. 그런데 이번 신곡은 당시 음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음악 파트너는 박진영에서 이단옆차기로 바뀌었지만, 간극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윤계상의 나직한 내레이션으로 시작, 손호영의 부드러운 보컬을 지나 데니안과 박준형의 투박하고 또박또박한 랩, 김태우의 소울풀한 멜로디로 나아가는 흥행 공식이 고스란히 재현된 것. 한 관계자는 "이 곡을 처음 만들 때부터 이단옆차기와 김태우가 'god 스타일로 가보자'고 했었다"면서 "god 만의 따뜻한 느낌이 날 수 있도록 신경썼다"고 말했다.
치유의 성격도 여전했다. IMF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1999년에 데뷔해 생활고에 시달렸던 어머니를 회고하는 곡 '어머님께'로 활동했던 god는 이후로도 진로 고민을 담은 '길', 희망을 노래하는 '촛불 하나' 등을 메가히트 시키며 따스한 국민그룹으로 성장했다. 지난달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국민 대다수가 깊은 슬픔과 분노, 무기력감 등을 호소하는 중인 현재 등장한 '미운오리새끼' 역시 듣는 이를 위로하는 '짠한' 분위기로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 엑소, '으르렁2'는 없다
엑소는 지난해 가요계를 접수한 '으르렁'을 재현하지 않을까 예상됐지만, 이같은 추측은 보기 좋게 비켜갔다.
완전체가 아니라 엑소-K와 엑소-M으로 나눠 활동, '굳히기'보다 모험을 택했다. 열두명의 멤버들이 무대를 꽉 채운 모습을 엑소로 기억하던 대중에게는 이번 무대가 다소 생소할 수 있었지만, 엑소는 과감하게 유닛 활동에 나섰다.
트레이드마크로 통하던 교복도 벗어던졌다. 10대팬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던 스쿨룩 대신 수트로 빼입고, 완전히 남자가 된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특유의 풋풋한 매력을 완전히 배제하고 성숙한 남성상을 내세운 것.
안무 역시 모든 멤버들을 하나의 동작으로 맞추는 칼군무 대신 각자 다른 역할을 해내며 큰 그림을 묘사해내는 퍼포먼스로 난이도를 더했다. 엑소가 컴백쇼에서 소개했던 '과다복용 춤' 등 포인트 안무로 중독성도 높였다.
힙합과 R&B를 기반으로 한 '중독'은 짤막하면서 강력한 후크로 승부했던 '으르렁'보다 한결 더 멜로디컬하다. 신나는 음악과도 거리를 두며, 비장미와 슬픈 멜로디에 방점을 찍었다.

멤버들은 "2년 만에 엑소-K로 활동하는 건데 설레고 떨린다. 엑소로 스페셜 무대도 보여줄 예정이니까 많이 기대해 달라. 우리도 기대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춤을 추면서 멤버들 생각이 많이 난다. 항상 멤버들 12명과 무대에 섰는데, (엑소-K만 무대에 오르니)엑소-M 생각이 많이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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