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정세가 MBC 수목드라마 ‘개과천선’에서 촐싹 맞은 변호사를 연기하며 김명민과 ‘남남 커플’의 기운을 풍기고 있다. 유독 드라마에서 남자 배우들과 귀여운 우정으로 주목을 끌었던 오정세의 친근하고 맛깔스러운 ‘생활 연기’가 ‘개과천선’을 보는 묘미가 되고 있다.
오정세는 ‘개과천선’에서 유아독존 변호사였던 김석주(김명민 분)의 유일한 친구인 박상태를 연기한다. 상태는 주변에 친구 한명 없는 석주의 말동무이자 석주의 사생활에 대해 알고 있는 얼마 안 되는 인물.
석주가 사고로 기억 상실이 됐다는 사실은 아직 몰라 석주의 이상한 풍모에 당황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지난 8일 방송된 4회는 상태가 누구인지 당연히 기억이 나지 않는 석주가 상태에게 평소와 달리 존댓말을 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상태는 석주의 존댓말에 “네가 이제야 나를 형님으로 모시는구나”라고 농을 건넸다. 하지만 석주는 어색해 하며 자리를 떴다. 상태는 친구의 변화에 크게 당황하며 “반말과 존댓말 섞어 쓰니깐 기분이 더럽네”라고 중얼거렸다. 석주가 기억을 잃은 것은 인턴 이지윤(박민영 분), 대표 차영우(김상중 분)만 아는 사실.
진중한 성격과 거리가 먼 유화적인 상태의 중얼거림은 석주의 변화를 더욱 재밌게 만드는 장치가 됐다. 언제나 성공을 위해 변호사로서의 양심도 저버렸던 석주의 곁을 지켰던 상태는 석주와 달리 재밌는 농담도 할 줄 아는 친근한 인물. 다소 촐싹 맞긴 해도 카리스마 대전을 벌이는 듯한 석주와 영우 사이에서 오히려 인간적인 면모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석주와 상태는 함께 있을 때마다 웃음이 터지는 커플. 남자들의 우정이 이토록 재밌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남남 커플’이다. 진중한 석주와 다소 가볍지만 인간미가 넘치는 상태는 칼바람 부는 듯한 무거운 법정 장면에서도 시청자들의 긴장감을 풀어주는 재미를 선사한다.
상태를 연기하는 오정세는 유독 안방극장에서 남자 배우들과의 호흡이 좋다. ‘미스코리아’에서 이선균과 찰떡 호흡을 보여줬으며, ‘보고싶다’에서는 박유천과 ‘남남 커플 종결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가 배우들과의 호흡이 좋은 것은 그만큼 연기력이 뛰어나다는 것. 여자 배우들과의 호흡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광대를 올라가게 하는 묘한 조합으로 안방극장을 매료시키고 있는 중이다.
무엇보다도 오정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오정세 표 생활 연기'라고 불리는 어떤 캐릭터를 연기해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 팔색조 배우로 자리매김한 오정세는 이번 ‘개과천선’에서도 또 한번 미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비중이 많지 않아도 언제나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오정세라는 배우의 연기도 ‘개과천선’에서 빼놓을 수 없는 흥밋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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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천선'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