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다저스타디움(LA 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혼자만 먼저 오면 뭐하나.
LA 다저스 우완 투수 조시 베켓은 7일(이하 한국시간) 팀이 원정 중이던 워싱턴 D.C를 떠나 LA로 돌아왔다. 9일 선발 등판이 예정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 대비해서다.
지난 4월 30일부터 시작 된 다저스가 원정 9연전을 치르는 동안 베켓은 이 번 말고도 한 번 더 팀 동료들을 떠나 홀로 이동했다. 1일에도 이틀 뒤인 마이애미전 선발 등판을 위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혼자 갔다.

두 번 모두 베켓이 이동의 피로에서 벗어나 좀 더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한 팀의 배려다. 하지만 이걸로 충분치는 않았다. 문제는 일찍 이동한 베켓이 아니라 팀 동료들이었다.
베켓이 마이애미전에 등판하던 3일, 동료 타자들은 현지 시각 당일 오전 7시에야 숙소에 들어갈 수 있었다. 전날 미네소타 트윈스와 더블헤더를 치른데다 더블헤더 2차전은 5시간이 넘는 연장 혈전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러니 3일 경기에 나선 다저스 타선이 제대로 터질 수 가 없었다. 7회까지 3안타 무득점의 빈공을 보이고 말았다. 그 사이 베켓은 2회, 4회 각각 한 점 씩을 내준 뒤 결국 0-2로 뒤지던 7회 한 점을 더 내주고 2사 1루에서 교체됐다. (다음 투수 호세 도밍게스가 제대로 막지 못해 베켓의 기록은 6.2이닝 4실점)
당시 경기 후 베켓은 “오늘 경기를 뛴 선수 중 지난 밤에 잠을 잔 사람은 나 하나 뿐이었다”며 타자들의 흐트러진 컨디션과 일정에 아쉬움을 표했다.
다시 한 번 하루 전 이동한 9일 경기는 어땠을까. 다저스는 8일 원정 9연전의 마지막 경기를 워싱턴에서 치렀다. 이 경기 역시 현지시각 오후 1시 5분에 열리기로 되어있었다. 다저스가 이동 후 다음 날 경기를 치러야 하는 만큼 평일임에도 낮 경기를 치른 이유다 . 하지만 이 마저도 비로 인해 경기가 1시간 40분이나 늦게 시작됐다.
원정 9연전 마지막 경기가 정상적으로 치러졌어도 큰 의미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모처럼 홈으로 돌아왔지만 휴식일 없이 9일 샌프란시스코전에 나선 다저스 타자들의 배트는 많이 무뎌있었다. 4회 1사까지 타구를 외야로 내보낸 타자는 바로 3회 타석에 등장했던 투수 조시 베켓 뿐이었다.
5회 안타 하나와 볼넷으로 만든 1사 1,3루에서 드류 부테라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은 올렸지만 6회 추가 득점 기회를 날린 것이 아쉬웠다. 무사 1,2루에서 핸리 라미레스가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고 이어진 1사 1,3루에선 아드리안 곤살레스가 유격수 앞 병살타를 치고 말았다. 둘은 이날의 3,4번 타자였다.
결국 베켓은 7회 1사 후 동점 홈런을 허용한 뒤 아웃 카운트 하나를 더 잡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작년 4월 4일 샌프란시스코전부터 14연속 경기 선발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순간이었다. 14연속 경기 선발 무승은 현역 투수 중 제이콥 터너(마이애미 말린스)와 함께 타이기록이다. nangap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