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리’ 성혁, 이 남자의 복수를 기대하라 [인터뷰]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5.10 07: 51

배우 성혁(홍성혁, 30)은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복수의 화신이다. 그가 연기하는 문지상은 욕망에 사로잡힌 여자 연민정(이유리 분)에게 처참하게 버림 받은 후 복수를 위해 민정의 발목을 잡는 남자. ‘청춘의 덫’에서 심은하가 연기했던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순정파인 그를 돌변하게 하는 것은 민정의 비도덕적인 행태 때문이다. 아직 본격적인 이야기가 그려지지 않았지만, 존재 자체로도 극의 휘몰아치는 갈등을 책임질 인물로 예상된다.
지상을 연기하는 성혁은 요즘 캐릭터에 대한 고민이 많다. 2005년 드라마 ‘해변으로 가요’로 데뷔한 후 주로 선한 인물을 연기했던 그가 배신을 당한 후 악한 마음을 품게 되는 입체적인 인물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지상은 민정에게 한마디로 이용을 당하는 인물이에요. 사랑을 했는데 민정에게 상처를 받은 후 복수를 위해 계략을 세우죠. 민정을 피 말리게 만들 것 같아요. 진심을 다해 사랑했는데 민정은 지상이 부자인 줄 알고 접근했던 거죠. 그래서 복수를 하는 게 좀 더 시청자들에게 공감이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극적인 이야기이지만 그래도 더 시청자들에게 수긍이 갈 수 있도록 연기하려고 고민이 많습니다.”

8회까지 방송된 ‘왔다 장보리’는 민정이 지상이 더 이상 부잣집 도련님이 아니라는 사실에 실망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제 지상을 무참히 버리고 재벌 2세인 이재희(오창석 분)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예정. 지상은 재희가 몸담고 있는 회사에 입사해 민정을 지켜보며 차근차근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욕망을 채우기 위해 극악무도한 일도 벌이는 민정이기에 지상은 시청자들에게 왠지 모를 통쾌한 감정을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성혁은 데뷔 후 처음으로 악행을 저지르는(물론 시청자들에게는 민정의 악행으로 인해 짜릿한 쾌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을 연기하며 폭발력 있는 감정 변화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변화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순한 인물에서 독기를 품는 인물로 바뀌는데 이 부분이 매끄럽게 표현될 수 있도록 고민을 계속 해야할 것 같아요. 분량은 많지 않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겨야 하는 장면이 많아서 아무래도 많이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연기를 할 때도 감정을 분산해서 연기하는 게 아니라 집중력 있게 한번에 쏟아내야 할 것 같아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성혁은 상대 배우이자 누나인 배우 이유리와 캐릭터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치밀하게 민정을 괴롭히는 지상을 연기하기 위해서는 이유리와의 연기 조합이 중요하기 때문.
“제가 실제로는 나쁜 사람이 아니거든요.(웃음) 평소에는 사람들이 상처를 받을까봐 말을 함부로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상대방을 배려하려고 말을 조심스럽게 하는 편인데, 이 역할은 그런 인물이 아니니깐요. 벌써부터 유리 누나를 괴롭힐 생각을 하니 걱정이네요.(웃음) 누나가 제가 많이 괴롭혀야 이야기가 재밌어진다고 편하게 하라고 했어요.”
성혁은 최근 종영한 TV조선 ‘백년의 신부’에서 열연을 펼친 후 휴식 기간 없이 바로 ‘왔다 장보리’에 합류했다. 군복무로 3년간 연기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갈증이 크기에 작품에 대한 욕심이 컸다. 연기는 호흡이고, 인물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는 게 배우 성혁의 지론이다. 요즘 그는 연기 호흡 감각이 조금 늦은 것을 고치기 위해 몰두하고 있다.
"3년을 쉬었으니깐 앞으로 1년은 쉼 없이 계속 연기를 해야죠. 군복무를 할 때 정말 연기가 하고 싶었거든요. 제가 사람을 관찰하는 습관이 있어요. 군복무를 할 때도 시간이 생기면 사람을 관찰하며 어떻게 연기로 활용할까 고민을 했었죠." 
 
성혁은 사극과 영화 도전을 꿈꾸고 있다. 촬영이 고되기로 유명한 사극이지만 현대물이 아닌 색다른 장르에 대한 갈망이 크다. 영화에 출연하고 싶은 이유도 같다.
“현대물에서 보여줄 수 있는 연기와 사극에서 보여줄 수 있는 연기가 다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극을 하고 싶어요. 사극에서 보여줄 수 있는 정서를 연기하며 깊이 있는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아, 영화도 하고 싶어요. 드라마와 영화는 연기하는데 있어서 많이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드라마와 함께 영화도 하고 싶습니다.”
성혁은 인터뷰 말미에 영화를 출연하게 된다면, 친한 배우인 조정석과 연기를 하고 싶다고 작은 소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야기를 하며, 조정석의 호흡을 따라하며 자신도 모르게 성대모사도 했다. 워낙 친하다보니 특별히 노력을 한 것이 아닌데 제법 목소리가 비슷했다.
“정석이 형이 굉장히 웃겨요. 원래 말이 없는데 이상하게 전 재밌더라고요. 형은 정말 열심히 연기를 하는 사람이에요. 자기 관리도 철저하고, 캐릭터를 위해 몸관리도 무섭도록 열심히 하죠. 그런 형과 함께 작품을 한다면 영광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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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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