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마스크' 서동욱, 전 포지션 소화 '만능맨'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05.10 06: 15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서동욱(30)이 포수 마스크를 쓰며 팀의 승리를 지켰다.
서동욱은 지난 9일 목동 LG 트윈스전에서 팀이 6-5로 역전한 뒤 9회초 포수로 교체 출장했다. 서동욱은 손승락과 서동욱 배터리는 조쉬 벨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으나 정의윤을 병살타로 잡고 정성훈을 땅볼 처리하며 팀의 1점차 승리를 지켰다. 1점차 팽팽한 승부 속 쉽지 않은 출장이었다.
서동욱은 이날 2003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포수 마스크를 썼다. 경기 후 그는 "학교 다닐 때도 포수로 뛰어본 적이 없다. 상무에서 한 경기엔가 나간 적이 있다. 그때 투수들 공을 많이 받아봤다"고 짧디 짧은 포수 경험을 밝혔다. 이날 넥센 엔트리에는 김지수와 서동욱 두 명이 남아있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그의 가능성을 믿고 포수 마스크를 씌웠다.

손승락과 서동욱은 8회말 5-5 동점이 된 뒤 같이 몸을 풀면서 급하게 사인을 공부했다. 그 와중에 주자가 도루를 할 때까지 계획에 두고 연습한 서동욱은 9회 무사 1루에서 대주자 김용의가 나왔을 때 바깥쪽 변화구를 주문했다. 서동욱은 "긴장해서인지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오히려 (손)승락이 형이 나 때문에 자기 볼을 다 못던졌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동욱은 지난해 4월 넥센에 온 뒤 이날 포수 포지션 소화로 인해 중견수 빼고 모든 포지션에 출장한 진정한 멀티 플레이어가 됐다. 그는 LG 시절 중견수 출장까지 포함,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야수 전 포지션을 소화했다. 넥센에서는 지난해 서건창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2루를 메워주고 경기 후반부 안정적으로 외야 수비에 나서주는 '소금'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서동욱은 LG 시절부터 가방에 포지션별 미트를 넣어다니며 다양한 수비를 연습했다. KIA, LG, 넥센을 거치는 힘든 프로 생활 속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멀티 포지션'이었다. 서동욱은 지난해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어떤 상황이든 팀이 이기게 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넥센이 선두를 질주하는 데에는 서동욱, 김지수 등 든든한 백업 자원들의 역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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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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