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우완 이민호(21)가 갈수록 성장 중이다. 개인 최다 이닝 투구와 투구수를 기록하며 또 한 번 성장했다. 무엇보다 여러 차례 위기에서 극복하며 위기관리 능력을 뽐냈다. NC 국내 선발의 미래를 밝게 만들고 있다.
이민호는 9일 마산 롯데전에서 6이닝 6피안타 6탈삼진 5사사구(4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6회까지 기록한 투구수는 120개. 데뷔 후 최다 투구수였다. 올 시즌 동료 에릭 해커가 기록한 116개를 뛰어넘었다. 6회까지 홀로 마운드를 책임지며 씩씩하게 공을 뿌렸다. 위기 때마다 집중력을 보인 이민호 때문에 롯데는 10개의 잔루를 기록했다.
이민호는 매 이닝 위기를 허용했지만 매 이닝 이겨냈다. 1회 2사 1루에서는 외국인 거포 루이스 히메네스를 범타로 막았다. 2회 선두 타자 박종윤에게 홈런을 허용한 게 유일한 실점 장면. 3회부터 6회까지 잇따른 실점 위기를 견뎠다. 위기 때마다 정면승부를 피하지 않았다. 특히 이민호는 손아섭과 히메네스를 상대로 6차례 만나 모두 범타로 침묵시켰다.

직구(90개)와 슬라이더(24개), 체인지업(6개)만 던졌다. 직구와 슬라이더가 95%를 차지했다. 투피치로도 팀 타율 1위 롯데를 이겨냈다. 특히 90개를 던진 직구 구위가 좋았다. 최구 구속 149km까지 찍힌 직구는 히메네스의 파워에도 밀리지 않았다. 슬라이더도 위력을 발휘했다. 탈삼진 6개 가운데 3개를 슬라이더를 던져 솎아냈다.
지난달 19일 마산 삼성전에서 데뷔 첫 선발 등판했던 이민호는 9일 현재 4차례 선발 등판해 선발 평균자책점 2.61을 기록 중이다. 4경기 선발 등판 가운데 3경기에서 5이닝 이상 책임지며 1실점 이하로 틀어막았다. 대량실점하지 않는 구위를 보유했다. 또 마운드에서 싸움닭처럼 위기를 극복해내고 있다.
김경문 NC 감독은 이민호에 대해 “지금처럼 던져주는데 선발 로테이션에서 뺄 감독은 없을 것이다”라며 우회적으로 이민호를 칭찬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마운드 위에서 풍기는 모습이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 혜택이 없어지는 NC는 국내 선발 찾지가 과제다. 이민호이가 쑥쑥 커가면서 국내 선발진에도 또 하나의 희망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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