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장외홈런, 기념표 남길 수 있을까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05.10 06: 08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박병호의 시즌 12호 홈런은 보는 이들이 모두 놀랄 만한 장면을 연출했다.
박병호가 지난 8일 목동 NC전에서 1회초 2사 후 에릭 해커를 상대로 중월 솔로포를 날렸다. 박병호가 때린 타구는 엄청난 힘에 외야 중앙에 있는 전광판 윗동을 때리고 뒤로 넘어갔다. 박병호의 시즌 12호째 홈런이자 비거리 140m의 목동구장 공식 2호 장외홈런이었다.
목동 첫 장외홈런은 브룸바가 2009년 4월 9일 삼성전서 8회말 오승환을 상대로 기록한 바 있다. 박병호는 약 5년 만에 다시 목동구장 뒤로 공을 넘겨 버렸다. 그러나 이 공은 안타깝게도 일반 시민이 주워간 것으로 알려졌다. 넥센 관계자는 "시민이 공을 줍는 것을 본 구단 직원이 공에 도로 자국이 있는 것까지 확인했으나 공을 받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장외홈런 하면 생각나는 것이 바로 기념비. 가장 유명한 것이 1991년 슈퍼게임 5차전 때 장종훈이 쏘아올린 일본 기후현 나가라가와구장 개장 이후 첫 장외홈런. 일본은 장종훈이 외국인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그 타구가 떨어진 자리에 구장 첫 장외홈런을 기념하는 비석을 세웠다.
우리나라에서는 김동주가 2000년 5월 4일 잠실 롯데전에서 150m 초대형 홈런을 날려 잠실구장 첫 장외홈런을 쏘아올렸다. 우리나라 공식 최장 비거리 150m의 홈런을 기념하기 위해 그 공이 떨어진 중앙출입구 앞 거리에 가로세로 약 60cm의 기념보드가 놓였다.
그렇다면 박병호의 장외홈런도 기념표를 남길 수 있을까. 이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기념표는 구단의 소관"이라고 밝혔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박병호의 장외홈런이 첫 번째가 아니기 때문에 아직 관련 이벤트는 논의중"이라고 전했다.
브룸바가 장외홈런을 날린 2009년은 히어로즈가 창단한 지 2년차에 접어들어 안팎으로 어수선할 때였다. 지금 박병호의 장외홈런을 기념하기엔 외국인 선수 차별 논란이 일 수 있다. 박병호의 장외홈런이 조용히 묻히는 것은 아쉬운 일. 그러나 기념표가 있든 없든 박병호의 힘 하나는 인정할 수밖에 없던 거대 홈런이었다.
autumnbb@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