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과 제자의 대조되는 불펜 운용이 상반된 결과를 낳았다. '스승' 김응룡 한화 감독이 특정 투수로 밀어붙였다면 '제자' 선동렬 KIA 감독은 여러 투수들로 짧게 끊어가는 전법이었다. 결과도 당연히 달랐다. KIA는 웃었고, 한화는 울었다.
지난 9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KIA 선동렬 감독은 "투수교체에 정답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선 감독은 "투수교체는 결과에 의해 평가된다. 나도 투수를 바꿀 때 결단을 빨리 하는 편이지만, 최근 2년간 결과가 안 좋다 보니 머릿속으로 고민과 스트레스가 많다"고 토로했다. 결과론적으로 9일 경기는 두 팀 대조된 불펜 운용이 드러난 경기였다.
KIA 양현종과 한화 이태양의 명품 선발 투수전으로 전개된 이날 경기는 후반부터 불펜 싸움이 시작됐다. 1-0으로 리드한 한화가 8회 1사 1·2루에서 신인 구원 최영환을 투입했다. 최영환은 8회 아웃카운트 2개를 잡고 실점 없이 막아냈다. 그러나 9회 1사 후 브렛 필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뒤 나지완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최영환의 시즌 첫 블론세이브.

그러자 한화는 곧바로 송창식을 투입했다. 리드를 내준 상황이었지만 1점차였기에 포기할수 없었다. 기대대로 한화는 9회말 2사후 한상훈의 동점 적시 2루타가 터지며 2-2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양 팀의 불펜 운용은 판이하게 달랐고, 결과적으로는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 요쇼로 작용했다.
KIA는 10회까지 마무리 어센시오에게 맡겼지만 11회로 넘어가자 그를 대신히 김태영을 투입했다. 김태영은 1이닝을 무실점 페퍽트로 막았다. 3-2로 리드를 잡은 12회에는 김태영 대신 좌완 심동섭으로 끊어갔다. 심동섭은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2011년 8월9일 광주 LG전 이후 1006일 만에 세이브를 올렸다.
KIA가 9회 이후 어센시오-김태영-심동섭으로 이어던지기를 했다면 한화의 선택은 사뭇 달랐다. 8회 이태양이 위기를 맞아 신인 최영환을 투입했지만, 9회 역전 투런 홈런을 맞고 무너졌다. 9회 1사에서 구원등판한 송창식은 12회 백용환에게 불의의 일격을 맞으며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경기 53구의 일이었다.
KIA는 마무리 어센시오를 2이닝 30구로 끊었다. 필승맨 김태영도 1이닝 16개로 마무리했다. 반면 한화는 송창식에게 3⅓이닝 동안 45개의 공을 던지게 했고, 결승 홈런의 빌미를 제공했다. 박정진은 이미 승부가 뒤집어진 상황에서 올랐다. KIA는 1점차 리드에서 12회말 심동섭에게 마무리를 맡기는 승부수를 던졌다. 확연한 불펜 운용의 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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