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신인 우완투수 최병욱(25)이 2경기 연속 무실점하며 롱릴리프로 활용될 가능성을 높였다.
최병욱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선발 유희관에 이어 7회 2사에 등판해 1⅓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7일 1군에 등록된 최병욱은 전날 사직 롯데전에 이은 2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했다.
최병욱은 등판해 만난 첫 타자 이승엽을 상대로 중견수 플라이를 유도하고 이닝을 마쳤다. 이승엽은 최병욱이 던진 공 3개에 연달아 배트를 냈고, 파울 2개를 만든 뒤 범타로 물러났다.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최병욱은 박해민과 이지영, 김상수를 차례로 3루수 플라이, 2루 땅볼, 유격수 플라이 처리하고 1이닝을 지웠다. 8개의 공으로 4개의 아웃카운트를 만든 최병욱은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고 1군 복귀 후 3⅓이닝 무실점을 이어갔다.
경기 전 송일수 감독의 말처럼 최병욱은 앞으로 선발이 일찍 무너질 것을 대비해 오현택과 함께 롱릴리프로 쓰일 전망이다. 140km대 중반의 빠른 볼을 지속적으로 던지며 정면승부 하는 배짱을 앞세운 최병욱의 파워피칭은 대패 속에서도 향후 팀의 불펜 소모를 줄여줄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현재 1군 불펜에서 최병욱이 하고 있는 일은 팀이 기대했던 만큼의 역할이다. 시즌 전 선발진과 불펜 필승조 구상이 완료된 가운데 최병욱은 ‘+α’ 전력이었다. 드래프트 당시부터 자신을 즉시 전력감으로 분류할 수 있게 만든 강속구를 바탕으로 최병욱은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기도 했으나, 1군에서 오래 버티지는 못했다.
프로 첫 등판이던 3월 30일 잠실 LG전에서 이진영을 상대로 만루홈런을 맞는 아픈 경험도 했지만, 최병욱은 짧은 기간 동안 성장했다. 앞으로의 가능성도 크지만, 당장 1군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실전에서 입증했다. 박빙의 리드를 지켜 홀드를 기록한 것은 아니지만, 마운드에 있지 않은 다른 투수의 힘을 비축할 수 있게 하는 값진 활약이었다.
당분간은 선발의 조기 강판에 대비한 롱릴리프 역할에 한정되겠지만, 지금 있는 곳에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했을 때 어떤 다른 역할이 주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홍상삼을 선발로 기용한 것에서도 볼 수 있듯 송일수 감독은 누군가가 이탈했을 때 같은 역할을 하는 2군 선수를 찾기보다 1군내에 있는 다른 선수의 역할을 변경해 공백을 메우는 일이 많았다. 앞으로의 활약에 따라 최병욱도 더 중요한 위치로 가게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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