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할배 수사대', 유쾌 캐릭터 vs 황당 설정..과제는?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4.05.10 10: 30

케이블채널 tvN 새 드라마 '꽃할배 수사대'(극본 문선희, 연출 김진영)가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룬 큰 줄거리에 웃음이 더해져 시선을 끄는데 성공했다. 코믹 수사극이라는 낯선 장르의 시작을 꽤 유쾌하게 풀어냈다는 반응이다. 
지난 9일 방송된 첫 회는 최진혁과 샘 해밍턴 등의 카메오 출연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고, 이순재와 변희봉, 장광, 그리고 김희철 조합이 주는 신선한 재미가 웃음을 줬다.
다만 '20대 엘리트 경찰이 하루아침에 70대 노인으로 변한다'는 만화적인 상상력에 기반을 둔만큼 앞으로 유치함과 수사극의 치밀함의 균형을 조절하는 것이 성공으로 향하는 가장 큰 과제. 예능형 드라마로 태어난 꽃노년 형사들의 활약은 시청자의 응답을 받을 수 있을까.

# 막강 캐릭터의 향연..시선 잡기는 성공
'꽃할배 수사대'는 하루아침에 70대 노인으로 변한 젊은 형사들과 20대 엘리트 경찰이 원래의 몸을 되찾고 회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회춘 누아르. 수사극이지만 '응답하라 1994'와 '식샤를 합시다'처럼 예능의 요소를 더한 예능형 드라마다.
'꽃할배 수사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다. 한 번 본 것은 모두 기억하고 수사능력이 뛰어나지만 까칠한 형사 이준혁(이순재 분)을 중심으로 그의 완벽한 라이벌인 경찰청장 아들 박정우(김희철 분), 항상 피부관리에 신경 쓰며 미스트를 뿌리는 한원빈(변희봉 분), 걸그룹 에이핑크를 비롯한 모든 핑크색을 사랑하는 전강석(장광 분)까지 주인공 네 명의 개성이 매우 뚜렷하다. 이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충돌에서 오는 재미가 드라마 전체를 유쾌하게 이끌었다.
이순재와 김희철 콤비가 주는 색다른 재미도 웃음에 큰 몫을 했다. 경찰학교 시절부터 라이벌이었던 두 사람은 특수팀에서 다시 만났고, 경쟁하면서 수사를 이끌어가고 있는 상황. 서로 도발하고 자극하면서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의외로 잘 어울렸다. 최근 드라마와 예능에서 남남 콤비의 활약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순재와 김희철이 앞으로 어떤 호흡을 만들어낼지 기대를 높인다.
# 수사극, 웃음의 강약 조절이 키포인트
'꽃할배 수사대'는 일단 수사극인 만큼 큰 줄기에 미스터리한 사건을 깔아 놨다. 골드피쉬라는 의문의 조직에 의해 할배 형사가 됐지만 여전히 진지하게 사건을 풀어가며 수사에 참여하고 있다. 1회에서는 처음으로 잡은 범인이 의문의 사람에 의해 살해되며 또 다른 미스터리를 남긴 상황. 또 다시 수사가 원점이 되면서 시청자도 함께 추리하는 재미를 줬다.
사실 '꽃할배 수사대'는 수사극 장르지만 앞에 코믹과 예능형 드라마라는 타이틀이 붙으면서 스릴 넘치는 촘촘한 수사보다는 웃음을 동반한 유쾌한 수사극에 가까웠다. 또 갑자기 노인으로 변한 몸에 적응하지 못하는 데서 발생하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잔재미를 주는 역할을 했다. 그러면서 이준혁의 가족사와 미스터리한 사건을 두고 얽혀 있는 여러 관계들에 대해서는 진지한 자세다.
설정 자체에 황당함이 있기 때문에 이를 시청자들이 유치하게 진지함과 유쾌함을 적당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 첫 회에서는 캐릭터들의 성격과 사건의 발단이 집중적으로 그려지면서 유쾌한 전개를 이끌어갔지만, 마지막까지 재미를 이어가려면 수사극 특유의 촘촘하고 설득력 있는 전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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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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