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이명주, 본인의 가치 틀림없이 인정받을 것"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5.10 16: 08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자신의 가치를 틀림없이 인정받을 것이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8일 오전 브라질월드컵에 나설 23명의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포항 스틸러스의 만능 미드필더 이명주(24)였다. K리그의 얼굴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도움 1위(7개)와 함께 K리그 최다 타이인 9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포항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는 이명주의 이름은 끝내 호명되지 않았다. 여론은 들끓었지만 정작 이명주 본인은 국내 한 언론사를 통해 '내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며 겸손의 미덕을 보였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10일 오후 전남 드래곤즈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2라운드를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명주의 탈락에 대한 속내를 털어놨다. "이명주에게 별 얘기를 해주지 않았다. 다만 용기를 잃지 말라고 했다"는 황 감독은 "'나는 매사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일 뿐이다'는 인터뷰 내용 그대로 했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만 갖고 있으면 본인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애제자에게 힘을 실었다.

황 감독은 이어 "분명한 건 본인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게 정답이다.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자신의 가치를 틀림없이 인정받을 것"이라며 "아주 끝난 게 아니다. 아직 월드컵까지 한 달이 남아있으니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 '아쉽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한 발 물러서서 준비를 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애정어린 조언을 건넸다.
이명주는 이날 전남과 경기서 대기록에 도전한다. 골이나 도움을 기록한다면 K리그 역대 최다 연속 공격포인트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황 감독은 "대기록 도전에는 의지를 갖고 해야 한다. (이명주가) 좋은 선수인지 아닌지는 앞으로가 판단해줄 것이다. (심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해준다면 분명 큰 자질을 갖고 있는 선수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포항은 이날 월드컵 휴식기 전 치르는 마지막 경기서 전남과 물러설 수 없는 제철가 더비를 벌인다. '선두' 포항(승점 22)과 3위 전남(승점 20)의 대결이다.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선두가 요동칠 수 있는 중대 일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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