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주(24, 포항 스틸러스)가 전인미답의 K리그 최다 연속 공격포인트의 대기록(10경기, 5골 9도움)을 세우며 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 탈락의 설움을 날렸다.
포항 스틸러스가 전남 드래곤즈와 제철가 더비를 승리로 장식하며 선두를 질주했다. 포항은 10일 오후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2라운드 홈경기서 이명주의 1골 2도움 원맨쇼를 앞세워 전남의 추격을 3-1로 따돌렸다.
이명주가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K리그 최다 연속 공격포인트 신기록(10경기 5골 9도움)을 세우며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아울러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 탈락의 설움도 날려보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경기 전 "이명주가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자신의 가치를 틀림없이 인정받을 것"이라며 "대기록 도전은 의지를 갖고 해야 한다. (이명주가) 좋은 선수인지 아닌지는 앞으로가 판단해줄 것이다. (심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해준다면 분명 큰 자질을 갖고 있는 선수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애제자에게 힘을 실었다.
스승의 외침이 들렸던 것일까. 월드컵 출전 좌절의 한을 풀려고 했던 것일까. 이명주는 이날 경기 초반부터 활발한 몸놀림을 선보였다. 발끝이 매서웠다. 전반 11분 아크서클 근처에서 힘 들이지 않고 날린 중거리 슈팅은 '백전노장' 김병지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긴 했지만 날카로웠다.
전반 26분 이명주의 발이 다시 한 번 번뜩였다. 고무열의 패스를 받은 이명주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 타이밍을 재다 임종은의 다리 사이로 왼발 땅볼 슈팅을 시도했다. 김병지가 손을 뻗어봤지만 골문 구석을 향한 공은 떼굴떼굴 굴러가 결국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10경기 연속 공격포인트의 대기록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마니치(1997년, 당시 부산, 6골 5도움), 까보레(2007년, 당시 경남, 7골 5도움), 에닝요(2008년, 당시 대구, 8골 4도움), 이근호(2013년, 상주, 9골 4도움)가 세운 9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넘어 새 역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명주는 동료들과 함께 얼싸안으며 기쁨을 표출했고, 월드컵 탈락의 한도 함께 풀었다. 황선홍 감독도 벤치에서 코칭스태프와 기쁨을 나누며 애제자의 믿음이 헛되지 않음을 증명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명주의 발끝은 쉴 새 없이 전남의 수비진을 공략했다. 후반 5분 코너킥 찬스에선 자로 잰 듯한 크로스를 배달하며 강수일의 헤딩 추가골을 도왔다. 1-2로 추격을 허용하던 후반 추가시간엔 김승대의 쐐기골을 도우며 총 1골 2도움 원맨쇼를 펼쳤다. 그야말로 이명주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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