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 선거 특집 방송을 통해 공익성과 재미를 모두 챙겼다. 멤버들의 검증 과정부터 선거 유세, 홍보 영상 촬영, 여론조사 결과 발표 등을 공개하며 진짜 정치 선거를 보는 듯한 철두철미한 구성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무한도전’은 낯뜨거운 정치판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고, 기본과 원칙이 무너진 우리 사회의 단면을 지적하기도 했다. 물론 패러디와 멤버들의 농담 속에 재미는 당연히 있었다.
10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선택 2014’ 특집 두 번째 이야기로 차세대 리더로 선출되기 위해 멤버들이 본격적인 선거 유세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시작은 제작진이 준비한 후보 검증으로 시작했다. 추격전 보물 찾기인 줄 알았던 멤버들은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 속도를 지키는지 살펴보는 몰래카메라였다는 것을 알고 난 후 반성했다. 멤버들은 모두 규정 속도인 30km를 넘어섰고 사과와 함께 범칙금 6만원을 납부했다. 유재석은 멤버들을 대표해 “죄송하다. 원칙이 중요한데 우리가 등한시했던 부분을 환기시켰다. 스쿨존 확실히 지키겠다”고 사과했다.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안전 규정 속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방송이었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원칙과 규정이 무너진 우리 사회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난 가운데, 후보 검증을 목표로 안전 규정 속도 준수를 강조한 의미 있는 방송이었다. 언제나 시의성 있게 사회 문제에도 귀를 기울였던 ‘무한도전’은 몰래 카메라로 기본적인 원칙 수호의 중요성을 안방극장에 일깨웠다.
이어진 선거 유세는 멤버들이 발로 뛰며 시민들과 만나는 시간이 됐다. 사생활 공유를 내건 노홍철은 자신의 집에 시민들을 초대했고, 유재석은 목욕탕에서 때를 밀어주거나 에어로빅 교실에서 함께 춤을 추는 등 시청자들과 함께 호흡하는 친화형 유세를 했다. 정준하는 망원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들썩이는 시간을 가졌고, 박명수는 선배 한무의 조언을 듣고 리더가 되기 위해 마음을 다졌다. 정형돈은 아이돌그룹 멤버들의 표심 잡기에 나섰다.
또한 멤버들은 홍보 영상을 촬영했다. 드라마 ‘밀회’를 패러디하기도 했고 유명한 보험 회사 광고를 연상하게 하는 ‘깨알 재미’도 있었다. 멤버들이 서로의 공약에 대해 공격을 하는 과정은 물어뜯고 공격성 발언이 난무한 정치판과 너무도 닮았다. 진심 가득한 유세를 했던 유재석의 모습은 정치인들과 대비되며 정치에 실망한 시청자들을 위로했다.
이날 ‘무한도전’은 선거 특집 두 번째 이야기를 통해 사회 안전망인 규정 준수와 공약 실행의 중요성을 주지시키는 시간을 마련했다. 뜨끔한 공익성 예능의 기능을 하면서 재미도 잃지 않았다. 멤버들이 길거리에서 유세하는 과정은 웃음기가 가득했고,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감정 속 교차되는 공격성 발언들은 웃음을 유발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사전 여론조사 결과 사생활 공유를 공약으로 내건 노홍철이 1위를 했다. 강력한 후보였던 유재석이 2위를 한 가운데, 하하가 꼴찌를 기록했다. '무한도전'은 앞으로 온오프라인 투표를 통해 차세대 리더를 뽑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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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