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선이 조화된 타선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확실히 보여줬다.
두산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5회말에만 8득점을 올리는 등 장단 15안타로 17득점하며 17-2로 대승을 거뒀다. 전날 패배를 확실히 설욕한 두산은 17승 16패가 됐다.
이날 두산 타선은 누가 가장 뛰어났다고 말하기 힘들 정도로 고른 활약을 보였다. 우선 팀이 장단 15안타를 몰아친 가운데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했고, 6번 양의지를 제외한 선발 전원 타점도 달성했다. 경기가 일찍 기울어지지 않아 양의지가 끝까지 뛰었다면 선발 전원 타점도 노려볼 수 있던 상황이었다.

15개의 안타로 그보다 많은 17득점을 올린 것은 상대의 실책성 플레이로 인한 부분도 있었지만, 두산 타선의 집중력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두산은 테이블세터가 출루했을 때 중심타선이 이들을 홈으로 불러들였고, 중심타선이 고조시킨 분위기를 하위타선도 이어가며 타점 대열에 가세했다. 그리고 다시 타석에 들어선 1, 2번은 이들마저 불러들여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1번 민병헌은 여전히 허리 통증이 있음에도 변함없이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하고 일찌감치 장민석과 교체되며 휴식을 취했다. 전날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던 오재원도 4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으로 연결고리 역할을 확실히 수행했다.
중심타선은 이제 김현수를 축으로 완전히 물이 올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현수는 투런홈런 포함 3타수 1안타 1볼넷 2타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고, 호르헤 칸투와 홍성흔도 각각 4타수 1안타 1볼넷 2타점, 4타수 1안타 2타점으로 찬스에서 침묵하지 않았다.
하위타선까지 이어진 끈질긴 공격에 승부의 추는 중반에 이미 두산쪽으로 기울었고, 두산은 중반 이후 백업 선수들을 두루 기용하며 여유 있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더스틴 니퍼트가 긴 이닝을 책임지며 2실점 완투승을 거둬 불펜도 아낄 수 있었다.
이날 이전까지 .287로 팀 타율 2위에 올라 있던 두산은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도 팀 홈런에서도 32개로 공동 2위였을 만큼 강한 타선의 힘을 뽐냈다. 위아래를 가리지 않고 누구든 찬스에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두산 타선은 최근 선발투수들의 연이은 부진으로 팀 사정이 어려워진 때에 더욱 빛났다. 이번 시즌 토요일 경기에서 6전 전패 중이던 삼성의 첫 승 꿈도 두산의 강타선 앞에서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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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