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첫 완투승도, 삼성전 개인 통산 10승도 아닌 불펜의 휴식에 더 만족했다.
바로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3) 이야기다. 니퍼트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9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완투승을 거뒀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나온 첫 완투승으로 시즌 4승(4패)째를 거둔 니퍼트는 삼성전 통산 10승으로 삼성에 강한 모습도 이어갔다.
경기 직후 니퍼트는 “불펜을 최대한 쉬게 해주려는 목표가 있었는데, 그러한 목표를 충족시켜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리그 전체에서도 쉽게 나오지 않는 기록인 완투승에 들뜰 법도 했지만, 팀을 생각하는 자세가 엿보이는 승리 소감이었다.

정작 완투승에 대해서는 별다른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니퍼트에게 완투승 소감을 묻자 “큰 의미는 두지 않는다. 그저 내 할 일을 했을 뿐이고,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뽑아서 도와줬다”며 초반부터 공수에서 자신을 도와준 야수들에게도 공을 돌렸다.
이날 경기에서 니퍼트의 호투를 있게 한 것은 ‘망각의 힘’이었다. 이번 시즌 부진한 피칭이 자주 나오며 불안해졌다는 평가도 들었지만, 중요한 경기에서 자신의 몫을 해주는 모습은 역시 에이스다웠다. 니퍼트는 이에 대해 “단기기억상실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지난 것은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 잘 할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에 대한 자세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날 이전까지 삼성을 상대로 한 통산 13경기에서 9승 1패, 평균자책점 1.91로 강했던 니퍼트는 이날 승리로 삼성전 10번째 승리도 수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삼성이라서 준비하는 것은 없다. 그저 내 할 일을 했는데 결과가 좋았을 뿐이다”라며 니퍼트는 개인 기록의 의미를 축소했다.
니퍼트 자신의 말대로 두산은 선발이 9이닝을 홀로 책임져 불펜을 동원하지 않고 승리했다. 17-2로 대승을 거둔 두산은 17승 16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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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