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희생번트’ 이호준, 행동하는 리더
OSEN 이우찬 기자
발행 2014.05.11 06: 00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리더의 모습이었다.”
배석현 NC 다이노스 단장은 전날 경기 직후 이렇게 말했다. 왜 그랬을까.
NC 부동의 4번 타자 이호준(38)이 3년 만에 희생번트를 댔기 때문이다. NC 유니폼을 입고 처음 기록한 희생번트였다. 의아했다. 김경문 감독은 지시를 하지 않았지만 이호준 스스로 팀 연패 탈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후배 선수는 이호준의 희생에 화답했다.

NC는 10일 마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롯데를 4-2로 꺾고 연패에서 벗어났다. 승부처는 7회였다. 3-2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7회 무사 2루. 한 점을 달아나느냐가 중요했다. 타석에는 4번 타자 이호준이 들어섰다. 이호준은 롯데 좌완 이명우의 초구 127km 슬라이더에 투수 앞 희생번트를 성공시켰다.
3년만의 일이었다. 이호준은 SK 와이번스 시절인 지난 2011년 6월 23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희생번트를 댔다. 18시즌 째 프로에서 뛰고 있는 이호준이 이날 경기 전까지 기록한 통산 희생번트 개수는 25개에 불과했다. 또 NC로 팀을 옮긴 이후 처음이었다. 김경문 감독이 희생번트를 지시한 적은 없다.
이호준의 희생번트로 1사 3루가 됐고 에릭 테임즈는 볼넷을 골랐다. 1사 1,3루 박정준이 4-2로 도망가는 쐐기 1타점 적시타를 작렬했다. 이호준이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면서 연패 탈출에 대한 의지를 보였고 후배 박정준이 응답했다.
경기 직후 이호준은 “스스로 번트를 댔다. 팀 승리를 위해 진루타가 필요했다”고 전했다. “꼭 이기고 싶었고 중요한 경기였다”고도 했다. 쐐기 적시타를 때린 박정준은 “이호준 선배가 번트를 대서 어떻게든 주자를 불러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연패 탈출에 대한 의지가 서로 맞물렸다.
이호준이 희생번트에 대한 설명을 전하기 전 덕아웃에서 만났던 배석현 단장은 이호준의 희생번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리더의 모습이었다”며 “후배들에게 이기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주장 이호준과 박정준 모두 한 곳에서 마음이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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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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