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 ‘백투더스쿨’, 만학도 아닌 예능인만 있었다 [종합]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5.11 00: 23

스타들이 학교로 돌아간 ‘백투더스쿨’이 만학도의 진정성 있는 자세 속에서 재미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다소 장난기 가득한 스타들의 학교 생활은 이 프로그램이 왜 굳이 학교에서의 생활을 담았는지 의문을 품게 했다.
10일 방송된 MBC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백투더스쿨’은 학창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6인의 스타들이 주어진 이틀 동안 다시 학교로 돌아가 학생이 돼 생활하는 모습을 담는 관찰 예능프로그램이다. 박명수, 조민기, 이봉주, 김경호, 윤해영, 나르샤 등이 출연했다.
학창시절에 대한 설렘을 가지고 돌아간 학교는 서울 소재 예술고등학교. 스타들은 긴장과 어색한 감정이 교차한 가운데 등교를 했다. 일단 분위기는 농담과 장난이 가득했다. 적극적인 자세로 수업에 임하는 것은 좋으나 스타들은 교사들과 장난을 치는데 집중했다.

왜 이들이 이틀 동안 학교에서 수업을 받았는지 기획의도를 알 수 없었다. 문학, 수학, 체육 수업 등을 받은 스타들에게 진지한 구석은 없었다. 수업 시간 내내 웃음기가 가득한 스타들의 모습은 제 아무리 진정성 있게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고 해도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학교에 간 스타들은 학생들에게는 신기한 존재였고, 스타들 본인에게는 단순히 색다른 체험을 하는 것뿐이었다. 이는 이 프로그램에 임한 출연진도, 장난스럽게 구성을 한 제작진의 과오였다. 학교에 돌아가 청춘을 추억하고, 요즘 학생들과의 소통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을 당황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특히 수업 시간 중에 졸린 기색이 역력한 박명수가 “윤리가 우리와 안 맞는다. 5분 쉴까요?”라고 농담을 하는 대목은 이 프로그램의 진정성이 의심되는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학교에 간 이상 학생이어야 했지만 아쉽게도 스타들은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분투하는 예능인이었다. 숙제를 하고, 시험 공부를 하는 모습은 열정이 있었지만 웃음기 포함된 구성은 이를 잘 살리지 못했다. 숙제와 시험에 몰두하는 스타들의 모습마저도 장난스럽게 포장한 것도 패착이었다.
스타들의 추억 쌓기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특별히 강렬한 재미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학교까지 가서 수업을 받은 스타들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선사했는지도 의문으로 남는다.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스타들의 매력은 돋보였다. 박명수는 학생들과 급속도로 친해지며 인간미를 뽐냈고, 조민기 역시 그동안의 악역 전문 배우 이미지를 거두고 친근하게 다가갔다. 윤해영은 어머니의 마음으로 학생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김경호와 나르샤는 친근하게 다가가 학생들과 소통했다. 이봉주는 다른 이들보다 진지하게 공부를 하는 모습으로 호감을 샀다.
‘백투더스쿨’은 시범 방송 후 정규 편성 여부를 결정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이다. 첫 방송에서 불분명한 기획의도로 길을 헤맨 이 프로그램이 구성을 보완해서 정규 편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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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투더스쿨’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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