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백투더스쿨', 왜 '진짜사나이'가 되지 못했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5.11 07: 50

MBC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백투더스쿨’이 다시 고등학생이 된 스타들의 모습을 담는 구성으로 안방극장 문을 두드렸다. MBC가 재미를 본 관찰 예능프로그램이다. 군체험 프로그램인 ‘진짜사나이’에서 배경을 학교로 옮겨놓은 듯한 붕어빵 구성이었지만, 시청자들의 추억을 되새기고 만학도들의 아름다운 도전을 담겠다는 기획의도는 전달되지 못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백투더스쿨’은 박명수, 조민기, 이봉주, 김경호, 윤해영, 나르샤 등 6인의 스타들이 고등학생으로 돌아가 이틀 동안 생활하는 모습을 담은 관찰 예능프로그램.
시범 방송은 스타들이 학교 생활을 시작한 후 학생들과 어울려 수업을 듣고 숙제를 하는 모습을 담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학교의 모습이었지만 다른 것은 이에 임하는 스타들의 자세와 제작진의 구성이 학교를 단순히 놀이 공간으로 만드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점이다. 본디 학교라는 곳이 엄숙한 곳만은 아니지만 학생들의 성장이 이뤄지는 신성한 곳인 것은 분명하다.

스타들이 교사들에게 농담을 하고, 학생들과 수다를 떠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모습이었겠지만 이를 가볍게 다루는 구성이 문제였다. 학습의 장소가 아닌 농담 따먹기의 장으로 그려진 것. 누구든 학교는 생기발랄한 추억이 있는 곳이겠지만 작정한 듯 웃음꽃을 형성하기 위해 농담을 쏟아내는 스타들의 모습은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는 구성이 아닌 학교를 예능 세트장으로 만든 듯한 불편한 감정을 유발했다.
물론 스타들이 숙제를 하기 위해 몰두를 하고 영어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고민을 하는 모습은 열정이 묻어났다. 하지만 이를 가볍게 만드는 다소 촐싹거리는 구성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았다. 군대를 배경으로 하는 ‘진짜 사나이’가 즐거운 기운을 형성하면서도 진중한 군대의 모습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신경을 쓰는 것과는 대비됐다. 이 점이 세밀한 구성력에 있어서 차이를 만들었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극하기에는 부족했다.
시범 방송이기에 처음부터 강력한 재미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은 학교 체험이라는 재밌는 재료를 살리지 못했다. 신선한 구성이 될 수 있었던 이 프로그램의 아쉬운 실수였다. 운동에 몰두하느라 학창시절 추억이 없는 이봉주의 진지한 자세는 방송 말미에만 잠깐 다루고, 학생들과 교류하며 울컥하는 감동을 받은 윤해영의 눈물은 앞서 방송된 가벼운 웃음거리를 상쇄하기에는 너무 늦은 감이 있었다.
‘백투더스쿨’은 분명히 신선한 즐거움은 있었다. ‘진짜사나이’ 성공 이후 우후죽순 생겨나는 관찰 카메라 형식의 촬영과 체험이라는 구성상의 장치를 답습했지만 학교라는 공간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극하기에는 참으로 좋은 소재다. 파일럿 방송인지라 압축해서 구성을 하느라 세밀한 이야기 구조를 만들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해 좀 더 많은 시간을 두고 체험을 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아 보인다.
jmpyo@osen.co.kr
‘백투더스쿨’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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