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무도’ 유재석 감동 선거유세, 이래서 유느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5.11 07: 48

달리 ‘유느님’이 아니었다. 시청자의 웃음을 책임지는 하인이 되겠다는 유재석의 진심을 꾹꾹 눌러 담은 공약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침통한 국민들을 위로했다. 예능 일개미를 자처하며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시청자들과 진정성 있는 소통을 하고 있는 ‘유느님’ 유재석이 사회 안전망 실종 사태로 분노한 시청자들을 끌어안았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선택 2014’ 특집 2탄이 방송됐다. 향후 10년간 ‘무한도전’을 이끌고 갈 차세대 리더를 뽑기 위한 특집인 ‘선택 2014’는 진짜 선거처럼 토론회, 유세, 홍보영상 제작, 사전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9년간 ‘무한도전’을 ‘국민예능’ 자리에 올려두며 시청자들에게 ‘국민MC’라 불리는 유재석의 진면목은 또 한번 드러났다.
그는 에어로빅 교실과 목욕탕을 찾았다. 시민들과 함께 에어로빅을 하며 땀을 흘렸고, 속옷바람으로 때밀이를 했다. 스태프의 도움 없이 직접 양해를 구하고 시민들의 등을 밀어주며 친화형 유세를 했다. 단순히 악수를 하고 투표를 부탁하는 일이 아니라 진심을 담아 시민들의 표심 잡기에 나선 것. 또한 그는 홍보 영상을 통해 웃음을 책임지는 하인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선거철만 되면 의례적으로 시장을 휭 하니 돌고 마치는 여느 정치인들과 달랐다. 투표 독려보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데 시간을 할애했다. 많은 시민들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유재석이 보여준 친화형 유세는 왜 그가 예능 일개미를 넘어 ‘유느님’이라 불리는지 알 수 있게 했다.
유재석은 싫어하는 이들이 적어 ‘느님’이라는 칭호가 붙는 몇 안 되는 스타 중에 하나다. 눈높이를 시민들에게 집중하고 경청의 힘을 보여준 것. 표심을 잡는 본래의 목적은 중요하지 않았다. 유재석은 시민들과 소통하고 TV라는 멍석을 안정적으로 깔아주며 시민들에게 웃음을 안겼고 감동을 선사했다. 
 
유재석은 예능 귀재라고 불릴만큼 실패하는 예능프로그램이 없다. 다른 출연자의 캐릭터를 파악해 부각시키고, 집단 MC 체제를 산만하지 않게 이끌어가는 탁월한 진행 능력은 당연지사. 여기에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놓치지 않는 예능적 감각과 배려, 집단 MC를 끌고가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지금의 유재석을 만들었다. 이는 모두 유재석이 스스로 쌓아올린 재주이자 그가 지금의 인기를 누리는 결정적인 비결이다.
이번 길거리 유세 역시 유재석의 따뜻한 성품과 진정성 있는 소통의 자세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앞서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어린이 보호 구역 제한 속도를 2km를 어기자 사과의 뜻을 밝히며 “원칙을 지키겠다”고 약속하는 그의 철두철미한 자기 관리를 새삼스럽게 환기시켰다.
어느새 칭찬이 당연한 게 된 무결점 방송인 유재석이 보여준 진심은 왜 사회지도층인 정치인보다 대중이 유재석이라는 방송인을 더 사랑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제기된 우리 사회의 숱한 치명적인 구멍들은 시청자들을 맥이 빠지게 했고 분노의 감정을 들끓게 했다. 잊지 않고 고쳐나가겠다는 다짐이 우리 사회의 울분을 대변했다. 그리고 이 기가 막히고 안타까운 시점에, 웃음과 감동을 선물하는 방송인 유재석이 허탈감에 빠진 시청자들을 잠시라도 위안이라는 희망을 보게 했다.
jmpyo@osen.co.kr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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